충북도, 982억 들여 추진나서
부지 매입비 등 청주시에 요구
市의회 “市에 부담 전가” 반발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충북도가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만수리 일원에 추진중인 실내다목적체육관 건축 사업이 ‘제2 우암산둘레길 사태’로 흐를 조짐이 보이고 있다.

23일 청주시의회 복수의 의원들에 따르면 충북도는 2027 하계 유니버시아드 준비를 위해 실내다목적체육관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 이 체육관은 대지면적 6만여㎡에 연면적 2만 8000여㎡로 예정됐으며 관중석 7000여석 규모의 주경기장과 연습경기장, 수영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사업비는 건축비 기준 총 982억원으로 예상되며 국비 294억원, 충북도비 344억원, 청주시비 344억원 등이 투입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사업안을 놓고 시의회 내에서는 벌써 반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우선 부지매입비와 운영비가 논란의 대상이다. 예정 부지는 오송생명과학단지 바로 옆에 위치했으며 부지매입비와 이주자택지조성비만 400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50m 10레인의 수영장도 포함돼 있어 1년 운영비만 약 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청주시는 이미 오송에 국민체육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고 오창에 스포츠콤플렉스를 조성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이 때문에 오송실내다목적체육관이 건립되면 시설 중복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시는 예정 부지를 이전하거나 수영장을 제외하는 등 다양한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육관 예정지 바로 옆에 건립 추진 중인 충북청주전시관과의 형평성 문제도 또 다른 논란거리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오송읍 일원에 20만 5700여㎡ 규모의 충북청주전시관 건립을 추진중이다. 총 사업비는 2088억원으로 예상되며 국비 290억원, 충북도비 650억원, 청주시비 650억원, 기타 498억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특히 이 사업은 부지매입비도 충북도와 청주시가 50% 씩 부담키로 했다. 또 향후 운영비도 절반 씩 부담하는 것으로 합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충북도가 주도하는 사업에 부지매입비와 운영비를 떠안게 될 상황에 놓이자 시의회 내부에서는 "생색은 충북도가 내면서 부담은 청주시에 떠넘긴다"는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한 청주시의원은 "국제대회인 하계유니버시아드를 대비한 시설이기 때문에 마땅히 국비와 도비 위주로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며 "과도한 사업비와 운영비를 기초자치단체에 부담시키는 것은 온당치 못한 처사로 의회 차원에서 동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의원도 "지역주민들의 반발속에서도 우암산둘레길 예산을 통과시킨 것은 도에서 예산부담 75%라는 성의를 보였기 때문"이라며 "과도한 부담이 청주시에 전가될 경우 제2우암산둘레길 사태로 흐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오송실내다목적체육관과 청주전시관은 성격이 다른 건물로 관련 조례상 체육시설에 대한 부지매입비는 시·군에서 부담토록 돼 있다"며 "오송도 청주시인만큼 청주시가 전향적으로 판단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청주시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에 수영장을 제외하는 안을 포함해 여러 방면으로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청주 우암산 둘레길 사업설명회. 충청투데이 DB 송휘헌 기자
 청주 우암산 둘레길 사업설명회. 충청투데이 DB 송휘헌 기자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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