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식·취재 2부 정치사회팀 기자

[충청투데이 윤경식 기자] 내년 대선에서 2030 표심이 중요해졌다.

각 후보들은 경선 국면부터 2030 세대를 잡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누군가는 벙거지를 쓰고 랩을 했고, 누군가는 2030 세대가 즐기는 게임 직접 했다. 어느 후보는 2030이 속해 있는 MZ세대를 ‘민지’라고 지칭하며 "민지가 부탁하는데 잘해보자"며 소통 의지를 보였다.

2030 세대의 반응은 싸늘했다.

각 경선 주자들이 보였던 모습은 2030 세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것이 아닌 흉내 내기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갓 성인이 된 2000년대 생부터 주류 사회 구성원이 된 1980년대 생을 하나로 묶는 MZ세대에 대한 거부감도 나타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MZ세대는 왜 30년을 하나로 묶어놓고 바라보려 하는가"라는 비판이 나왔다.

각 세대를 이해할 의지가 없으니 하나로 묶어버린 것이라는 의견이 더해졌다. 그 결과 2030 세대는 자신들의 상황에 공감해주고 대신 목소리를 내주는 1954년생 홍준표에게 지지를 보였다.

‘무조건 야당은 홍준표’라는 뜻의 ‘무야홍’이 청년층에서 활발하게 사용됐다.

홍준표 의원이 국민의힘 대 선경선 최종 결선 투표에서 좌절했을 때 2030 세대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을 보였다.

기성 정치권은 청년세대가 드러낸 실망감을 ‘어린아이 떼쓰기’ 정도로 치부해 버렸고 일부 청년은 그들이 보낸 지지를 철회했다.

‘2030 탈당 사태’는 지역에서도 나타나 5~9일까지 대전에선 240여 건의 탈당 접수가 들어왔고 청년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경선 이후 홍 의원이 선보인 청년 플랫폼은 오픈 사흘 만에 1000만 페이지뷰를 달성했고 서버 폭주까지 발생했다.

경선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홍준표 돌풍’은 청년세대의 마음은 공감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를 의식한 윤석열과 이재명 두 후보도 청년 소통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정치권이 "청년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을 이해하겠다"라는 자세로 2030 세대에게 다가가기를 바란다.

선거 승리를 위한 일시적인 관심이 아닌 더 나은 변화를 만들기 위한 경청을 하기를 원한다.

표심이 아닌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공감하고 소통하는 자세를 보일 때 2030은 한 없는 지지와 응원을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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