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박물관, 시대 상황에 발맞춘 역할 재정립 필요
낮은 인지도, 지역 정체성 담은 프로그램 부재 등 아쉬워
'대청호 수몰 역사' 등 지역사 발굴해 시민 삶 재조명해야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대전시립박물관. 사진=대전마케팅공사 공식 블로그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대전시립박물관. 사진=대전마케팅공사 공식 블로그

[충청투데이 전민영 기자] 유물 전시‧관람에 집중됐던 박물관의 역할이 다양해지면서 대전시립박물관도 시대 상황에 발맞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대전시립박물관이 내년 개관 10주년을 맞지만 그 위상과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을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대전세종연구원에 따르면 2012년 개관한 대전시립박물관(이하 시립박물관)은 현재 낮은 인지도, 지역 정체성을 담은 프로그램 부재 등이 문제로 꼽힌다.

전시‧교육 프로그램의 경우 다소 단편적이며 위치도 대규모 주거 단지에 입지해 타 문화기반 시설들과의 연계성을 찾는 것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시립박물관이 대전의 역사를 집약‧전달해 대전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립박물관 전략 목표로는 △대전의 정체성을 담아 역사 유산을 수집화고, 가치를 발굴하는 연구 거점 △대전의 문화적 생동성과 매력을 다채롭게 보여주는 문화 거점 △대전의 장소와 기억을 복원해 시민과 나누는 교육 거점 △예산 확충, 조직 운영 효율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토대 마련 등 모두 4가지가 도출됐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전의 정체성을 담는 일이다. 현재 부재한 대전의 대표유물을 선정하고, 대표유물을 중심으로 박물관을 홍보하는 방안이다. 

대표유물을 중심으로 한 홍보는 박물관의 핵심 이미지 설정하고 정체성을 인식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전의 역사를 확장된 시선으로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 등을 통해 지역 유산을 재해석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공동체가 공유, 기억하는 주요 사건을 복원해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역할도 필요하다. 가령 지난 8월 국립전주박물관이 용담댐 건설 2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용담, 새로이 기억하다’ 특별전이 그 사례다.

한상헌 대전세종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대청호의 수몰 역사를 담은 마을 박물관을 설립하는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대전지역의 역사를 발굴해 시민 삶을 새롭게 조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 연구위원은 “둔산, 노은, 도안 등 신도심과 원주민들의 역사를 기록하는 등 대전 근현대 역사의 주요 지점들을 발굴해 기획하는 등 시민들이 매력을 느낄 콘텐츠가 필요하다”며 “이와 함께 물리적 공간을 제공하면 단순한 유물전시 아닌, 여가, 문화향유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민영 기자 myejon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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