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가격리자의 수능 풍경
발열체크 뒤 감독관이 인솔
교실당 4명씩 최대 7명 구성
점심시간 칸막이 설치해 식사

 

[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 “확진자·자가격리자도 똑같은 수험생이지만 더욱 떨리네요.”

‘지난 12년간의 노력’과 ‘코로나 확진’이라는 부담감을 안고 2022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을 치르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코로나19(이하 코로나) 확진자와 자가격리자 수험생들이다.

코로나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도 수능 응시자가 가능해지면서 확진자들은 병원·의료원과 같은 병원시험장에서, 자가격리자들은 별도 시험장에서 시험을 볼 수 있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자가격리자 수험생들이 수능 시험을 치르는 천안 청수고등학교. 사진=윤지수 기자
코로나19 확진자와 자가격리자 수험생들이 수능 시험을 치르는 천안 청수고등학교. 사진=윤지수 기자

충남교육청 60지구 제13시험장인 천안 청수고는 확진자들과 밀접 접촉해 자가격리 중인 재수생 8명이 수능에 응시했다.

이들의 시험실까지 입실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시험장 정문에는 경찰관 1명과 방호복을 입은 학교 관계자들이 지키고 있었고, 수험표 확인 후 정문을 통과해야만 했다.

자가격리 학생들은 도보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보호자·지인 등의 자차와 응급차를 이용해서만 고사장에 출입이 가능했다.

시험장 들어가기 전 건물 입구에서는 발열체크와 동시에 감독관의 일대일 인솔 아래 입실이 이뤄졌다.

수험생의 교실과 자리가 정해진 일반시험실과는 달리 이들은 정해진 교실 없이 교실당 4명씩 최대 7명이 시험을 치러야만 했다. 자가격리자·확진자 학생들은 KF94 이상의 마스크를 착용한 채 시험을 보고, 점심시간에만 칸막이를 설치해 식사를 해야했다.

감독관들도 레벨 D 방호복과 페이스쉴드, 일회용장갑, KF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철저한 방역에 매진하며 공정한 감독을 해야했다.

확진자 학생들도 마찬가지.

이들은 개인마다 나홀로 음압병실에서 수능을 치렀으며, 병원측에서는 수험생 건강관리를 위해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은 더 무거웠다. 학부모 김모(43) 씨는 “자가격리 통보 소식을 듣고 날벼락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 가족들이 모두 놀랐지만 주변에서 많이 걱정해주고 격려해줘서 마지막까지 잘 준비한 것 같다”며 “시험장에 데려다주면서 아이에게 긴장하지 말고 시험 잘 보고 오라고 말했다”며 눈물을 보였다.

2번째 코로나 수능에서 충청권은 별도·병원시험장 21곳을 운영했다.

이날 대전에서는 타 지역 확진자 1명이 병원시험장에서, 세종에서는 별도시험장에서 자가격리자 1명이 시험을 봤다.

충남에서는 확진자 22명이 의료원과 자가격리자 8명은 별도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렀다.

충북은 별도의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는 없었고, 충청권에서는 확진자·자가격리자 학생 32명이 수능에 응시했다.

윤지수·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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