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선진 교통문화 정착을 위한 충청권 교통사고 분석
下. ‘노인 사망사고 OECD 1위’…보행자교통사고
작년 보행자 사망자 中 65세 이상
충남 52·충북 34·대전 18명 집계
사망자 고령층 비율 매년 높아져
전문가, 횡단보도 길이 축소 등 조언

충청권 노인교통사고 현황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권 노인교통사고 현황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고령층 보행자 사망사고는 계속되고 있다.

가파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고령층 보행자 등 교통 약자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개선은 물론 횡단 쉼터(보행섬) 설치 등 실질적인 대책 수립 필요성이 요구된다.

18일 TAAS(교통사고분석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에서 발생한 보행자 교통사고는 총 4749건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2018~2020년)간 일어난 1만 3497건의 보행자 교통사고는 충청권에서만 619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충남에서 절반에 가까운 사망자(307명, 49.6%)가 발생했다. 이어 충북 177명(28.6%), 대전 127명(20.5%) 순이었다.

보행자 사망사고는 도시지역보다 차량 통행량이 적어 차량 속도가 높고, 상대적으로 고령층 인구 비율이 높은 도단위 지역에서 주로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해 보행자 사망자 중 65세 이상 고령층은 충남 52명(57.7%), 충북 34명(69.3%) 대전 18명(47.3%)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으로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고령층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줄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령층 보행자 사망자 수가 10년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1위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고령층 10만 명당 보행자 사망자 수는 11.4명 수준으로 회원국 평균 2.9명보다 3.9배나 높다.

전체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율도 2016년 50.5%에서 지난해 57.5%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교통 약자에 대한 인식 개선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주거지나 상업지역 등 고령층 보행량이 많은 지역의 횡단보도 길이를 짧게 하거나, 횡단 쉼터(보행섬) 설치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조호성 손해보험협회 대전센터장은 “민식이법으로 어린이 보호구역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사고가 크게 준 것처럼 실버존에도 이에 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내비게이션에서 노인 보호구역을 안내하도록 하고 고령층 보행량이 많은 곳에는 과속카메라와 서행 안내 표지판 설치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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