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수 서원대학교 교수(직업학박사)

▲ 신의수 서원대학교 교수(직업학박사)
▲ 신의수 서원대학교 교수(직업학박사)

2021년 9급 공채 시험에는 5662명 모집에 19만 8110명이 접수하여 평균 3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가장 경쟁률이 높은 직군은 교육행정직으로 51명 모집에 1만 4394명이 접수, 282.2대 1이었으며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인 직종은 직업상담직으로 180명 모집에 3205명으로 17.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또한 지역별로는 서울·인천·경기가 18명 모집에 3270명으로 181.7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강원이 34명 모집에 1315명이 응시 38.7대1의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왜 이토록 공무원에 열광을 할까? 우리는 IMF를 겪으며 안정적인 공무원이 현재의 불안함과 희망이 없는 미래를 상쇄할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또한 최근 큰 정부를 지향하면서 공무원 채용을 늘려 온 정책적 영향도 크다고 볼 수 있다. 2018년 이후 공무원은 약 9.63%(9만 9465명) 늘었다. 박근혜정부(4.2%·4만 1504명), 이명박정부(1.2%·1만 2116명), 노무현정부(8.2·%·7만 4445명) 등과 비교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22년까지 공무원 정원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공무원을 희망하는 지원자들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사정은 어떤가? 미국은 공무원이 4800만원 정도의 연봉을 받고 정년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자격요건이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의 선호도가 그리 높지는 않다. 미국에서는 공무원 채용 시 전문성과 관련 경험을 상당히 중요하게 평가하기 때문에 업무와 관련 경력자를 주로 모집한다. 또한 대규모로 채용하지 않고 결원시 그 인원만큼만 채용을 한다. 2008년 금융위기 때는 공무원이 정리해고 당하는 일이 발생했으며 공무원을 위험성이 있는 직업군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또한 3만 여개의 직업이 존재하여 선택지가 다양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고, 창업하기 쉬운 환경이 공무원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 않은 이유이다.

브라운(Brown)은 "직업의 안정성(Job Stability)이란 이유 없이 해고될 위협이 낮으며, 현재 고용주와의 관계가 지속될 것이라는 직원들의 기대를 의미한다"고 했다. IMF이후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있으며 노동 시장의 유연화로 인해 비정규직이 양산되는 등 직업 안정성이 크게 저하되고 있다. 과거와 달리 근로자가 언제든지 직업을 잃을 수 있고 주기적 실직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국가의 미래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젊은이들이 도전정신을 버리고 공직의 안정만을 추구하는 사회에서 희망을 찾기란 쉽지 않다. 다양한 직종에 우수한 인재들이 고루 분포돼 각 분야를 발전시켜야 국가의 경쟁력이 확보될 수 있으며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직업의 안정성이란 한 직장 내에서 고용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직장을 떠나도 국가 전체적으로 일자리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2022년 대선에서 맞붙게 되는 여야 대표가 결정되었다. 한 후보자는 정부 역할 확대가 정책의 큰 기조라면, 다른 후보는 기업의 성장을 통한 분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큰 정부론'과 '작은 정부론'의 대결이다. 그러나 훌륭한 인재가 공무원 채용으로 몰리는 현상만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고 싶은 일을 언제나 할 수 있는 사회, 기회가 공정하게 주어지는 사회, 열심히 일한 자가 성공하는 사회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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