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주 농협 청주교육원 팀장

처음 쓴 답과 고쳐 쓴 답 중 어느게 맞을 확률이 높을까? 대부분 사람들은 고친 답이 틀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고친 답이 정답일 확률이 높다고 한다. 그 이유는 답을 바꿀지 말지 한 번 더 고민하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이미 결정한 걸 뒤집으려고 하지 않고, 다시 생각하는 것 자체를 망설이는데 그걸 '인지적 게으름'이라고 한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보다 기존 의견이나 생각에 안주하는 쪽을 선택한다.

내가 가진 확신을 다시 생각하고 확신을 의심할 필요가 있는데 확신으로 무너진 대표적인 인물중 하나는 블랙베르를 만든 '마이크 라자리디스'이다. 그는 자기 생각에 집착하고 다시 생각하기를 하지 않아 망한 대표적이 인물이다. 자신이 만든 블랙베리의 광팬에만 신경 쓰느라 터치스크린 방식, 인터넷을 블랙베리에 넣어야 한다는 새로운 제안을 다 무시했고 성공에 취해 새로운 변화를 거부했다. 올바르게 생각하고 현명하게 행동하려면 과학자처럼, 생각할 필요가 있다. 과학자처럼 생각하기의 핵심이 바로 '다시 생각하기'이다. 과학자의 사고는 심플하다. 실험결과에 따라 자기 생각을 수정하기 때문에 과학적인 사람에게 다시 생각하기는 필수 요소이다. 자기가 이해하는 범위의 한계를 끊임없이 인식한다. 아는 것을 의심하고 알지 못하는 것에 호기심을 갖는다. 새로운 데이터를 확보할 때마다 그걸 근거로 기존 견해를 계속 업데이트한다. 설교하고 범죄사실을 따지고 정치 공작을 하는 것과는 다른 사고방식이다.

그런데 다시 생각하기는 구체적으로 어떤 걸 의미하는 걸까? 첫째 자기 믿음을 믿지 말아야 한다. 기존 생각을 끊임없이 버리고 시작은 심적 겸손이다. 자기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고. 겸손에서 출발해 의심하고 호기심을 갖고 새로운 걸 발견해야 한다. 애플의 잡스도 처음에는 아이폰 제작에 반대했다. 아이팟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직원들의 계속된 설득에 자기 확신을 버리고 아이폰을 만들었다. 남을 의심하는 대신 자기 생각을 의심하는 것이 다시 생각하기의 첫 걸음이다. 둘째, 자기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늘 해야 한다.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실제 실력은 없지만 스스로 유능한 사람이라 생각하는 사람이고 반대로 역량은 있지만 자신은 늘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전자는 확신이 지나치고 후자는 겸손함이 지나친데 리더에게는 '확신에 찬 겸손함'이 필요하다. 자신을 믿지만 그런 자신도 언제나 틀릴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여기서 중요한 건 자신의 확신을 증명할수 있어야 한다. 말로만 하는 확신은 오만이고 고집이다. 셋째 틀렸을 때 기쁨을 느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생각에 틀린 증거를 발견하면 눈을 돌리고 피한다. 하지만 성장하고 싶다면 틀린 것을 알게 됐을 때, 이를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개선할수 있다. 대다수 사람은 자신의 믿음과 사상, 이념으로 자신을 규정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이 아니라 가치관으로 자신을 규정할수 있어야 새로운 증거가 제시 될때마다 자신의 기존 관행을 수정하고 보완하는 유연성을 가질수 있게 된다. 넷째, 지금까지 배운건 모두 잊어 버려야 한다. 최고의 예측가들은 늘 다시 생각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어떤 생각이든 의심부터 한 다음 받아들이고 그렇게 받아들인 뒤에도 그 생각을 기꺼이 다시 의심한다. 새로운 정보와 더 나은 증거, 특히 기존에 가지고 있던 믿음에 실망을 안겨주는 증거를 끊임없이 찾으며 과거의 지식과 믿음에 의지하지 않는다. 틀린 상태를 오래 지속한다고 이득이 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지난 1년간 내 생각이 잘못됐다는 경험을 한적이 있는가?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늘 하는가? 만약 본인 생각이 틀릴 리 없고,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 당신이 가장 위험한 사람일수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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