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각 김용각건축사사무소 대표

▲ 김용각 김용각건축사사무소 대표
근 이년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로 인해 위축되었던 일상이 얼마 전부터 '위드 코로나'속 예전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화상회의로 대신했던 각종 회의는 대면회의로 전환돼 심도 있는 토의의 장을 회복하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여전히 불안하기에 아직까지는 자유스럽지 못하다. 아내가 새벽부터 일어나 말아 준 김밥과 따뜻한 차와 시원한 음료가 든 텀블러 두 개와 과일과 주전부리까지 챙긴 에코백을 둘러매고 졸지 말라는 당부의 말을 던지는 아내의 시선을 뒤로하며 출발하는 필자의 모습은 마치 유년시절 소풍가는 풍경과 흡사하다. 고속도로 휴게소도 패스하며 출발지에서 급한 용변 외에는 회의라는 목적만 달성하고 재빠르게 귀갓길을 재촉한다. 대전에서의 안전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한 나만의 방법이다.

올 해 8월, 산업연구원에서 발표한 '지역별 혁신성장역량의 공간분포와 정책대응 기본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대전은 서울을 제치고 혁신성장역량의 두 지수인 혁신기반역량과 미래산업 기반역량 모두 1위인 것으로 발표됐다.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연구개발, 지역산업구조 고도화, 고부가가치기업 입지, 경제성장률 등 대덕특구를 보유한 '과학도시 대전'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과 함께 다양한 정책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본다. 인근 세종은 사람.교육 부문에서 1위, 충남은 4차산업관련 신산업기반부문 4위를 차지하여 대전과 충남, 세종을 묶는 충청권 메가시티를 추진할 수 있는 근거로서 지속적인 각 지자체의 토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회의에서 주고받았던 얘기 중에 세계적인 한류광풍에 한류건축으로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건축은 '스마트 건축'일 것이라는 설이 나왔다. 현재 일상에서 보편화된 스마트 기술이 접목된 건축은 외국의 시선에서는 매우 놀라운 것으로 한국인의 창의력과 실행력이 결합된 뛰어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완전히 공감되지는 않았지만 재미있는 논리라는 생각과 함께 대전을 떠올리며 같은 질문을 해 보았다. 대전을 대표하는 건축물은? 도시 풍경은? 미래 도시.건축 정책은?

대전시는 5개 구청의 정책적 자생과 정체성 확립을 위해 고민해야 한다. 원도심을 포함한 중구와 동구의 개발광풍 속 근대건축물의 보존. 보전 및 활용에 대해서, 노후된 산단의 재생을 비롯한 전반적으로 낙후된 대덕구의 혁신성장에 대해서, 온천관광의 메카로서 명성을 회복해야 할 유성구의 관광산업과 과학 선도방안에 대해서, 행정중심 서구의 35년 된 도시 리모델링 등 나열하기에도 벅찬 다양한 지역성에 대해 대전시는 더 늦기 전에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서울 삼성동 버스정류장 옆, 세련된 유리박스로 만들어진 '미세먼지 프리 존'의 스마트정보와 웰빙시스템이 구비된 모습을 보면서 필자가 3년 전부터 피력했던 트램 정류장의 스마트스테이션화의 선제 구현을 놓쳤다는 아쉬운 감정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전을 사랑하는 마음이 식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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