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한 서원대학교 교수·前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

마침내 제20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되었다. 충청 출신 정치인이 대통령에 오르길 바라는 지역민의 오랜 염원이 투영된 '충청대망론'도 최고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 온 충청인의 자존심과 어우러지면서 당선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여론조사 시점이나 기관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최근의 여론조사를 보면 '정권교체' 여론이 '정권재창출' 여론보다 훨씬 높게 나오는 추세도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역대 대선은 '시대정신'을 가장 잘 담아내는 후보가 당선되어 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관련 여부로 시끄러운 성남 대장동 화천대유 비리 의혹이 터져 나오기 한참 전부터 '문재인 정권'의 실정에서 비롯된 '정의와 공정'이라는 시대적 화두의 정점에 서 있던 주인공은 문재인 정권으로부터 가장 많이 탄압받은 이미지의 윤석열 후보다. 자연스럽게 '정의와 공정'을 가장 잘 회복할 적임자로도 윤석열 후보가 꼽히기에 충청인의 기대감은 더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역대급 당원 투표율로 화제를 모았던 국민의힘 대선 경선의 지역별 투표율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당원의 최종 투표율은 63.89%로 2012년 대선 경선 때보다 약 20%포인트나 높아서 말 그대로 역대급 투표율로 인정받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광역자치단체별 투표율 현황'을 공개하면서 "가장 젊은 지자체에서 가장 투표율이 높았다. 당은 계속 젊어질 것이고 젊은 층의 정치참여 확대는 막을 수 없는 조류"라고 평가하는 가운데, 2020년말 기준 평균 연령이 37.4세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지역인 세종시가 당원투표율에 있어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문제는 당원투표율에 있어 충남이 53.25%포인트로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대전과 충남북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최하위의 당원투표율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수치상으로만 해석하면 윤석열 후보에 대한 '충청대망론'이 고조되는 가운데에도 책임당원들에게조차 관심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 특히, 충청지역의 주요 당협위원장 가운데 상당수가 윤석열 후보 캠프에 참여하였고, 당협위원장 중심의 선거운동이 펼쳐지면서 부작용 사례도 많이 나온 상태에서 최하위의 당원투표율을 기록했기 때문에 이름을 걸고 참여한 당협위원장들의 입장도 옹색해졌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서로 경쟁적으로 모집해서 입당시켰다고 주장했던 당원 숫자가 허수였다는 분석과 함께 섣부르게 특정 인사 책임론이 대두되기도 한다.

그러나 진짜 원인은 따로 있는 듯이 보인다. 역대 대선을 포함한 선거 투표율을 비교해보면 충청인들은 무엇보다도 남을 비방하고 헐뜯는 네거티브 선거전을 극도로 싫어한다는 공통점을 금방 알 수 있다.

국민의힘 예선전 막판 양상은 과연 어떠했는가? 정책과 비전은 온데간데없고 오로지 네거티브를 위한 네거티브만 난무했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지 않았던가. 충청 민심의 특성상 막판에 기승을 부린 네거티브 선거전에 상당수 충청 당원들이 외면한 것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역설적으로, 최고의 결정력을 보여온 충청인들이 국민의힘 예선전에서의 저조한 투표율을 통해 바람직한 선거운동의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한 힌트를 두 대선 후보에게 이미 충분히 주고 있음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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