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2월 기부정점 찍는 대목
올해 코로나 탓 기부 메말라
충청권 기업 현금기부 반토막
지역 복지단체 “고난의 행군”
상황 지속되면 내년계획 타격
소외계층 후원 사업 적신호

충청권 복지단체 기부 현황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권 복지단체 기부 현황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최정우 기자] 내년 지역 소외계층을 향한 각종 프로그램 지원에 적신호가 켜질 위기 상황에 놓였다. 해마다 11~12월 기부정점을 찍는 대목시즌이 도래한 가운데 그간 코로나19로 기업들의 고액기부가 반토막나면서 남은 분기에도 이러한 상황이 이어질 경우 내년 복지계의 사업계획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 복지계의 목소리다.

8일 충청권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복지관 등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10월까지 지역기업들의 현금 후원은 최소 1.5배에서 최대 2배가량 감소했다.

연간 기업들의 후원한 고액 현금기부는 현재 유지중인 프로그램을 기획하거나 규모를 키울 수 있고, 더불어 신규 사업을 구상함으로써 지역 소외계층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기업들의 매출적자세가 고액 현금후원 감소로 이어지면서 규모가 큰 복지단체부터 영세한 복지관까지 오는 12월 까지를 '고난의 행군'이라 칭하고 있다.

실제 충청권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기부자클럽 아너소사이어티 현금기부 현황을 분석한 결과 대전의 경우 지난해 10월까지 7억 955만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10월기준 3억 8620만원을 보이며 3억 2000여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해마다 연말 사랑의온도탑 제막식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11월 790만원, 12월 3억 3955여만원의 실적을 내면서 총 10억 4700만원의 기업들의 기부를 이끌었지만, 올해는 위드코로나로 전환됐어도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는 게 대전지회의 목소리다.

충남도 지난해 10월 말까지 4억 6535여만원을 기록, 11~12월간 4억 1570여만원의 아너소사이어티기부모금의 성과를 보이며 지난해 8억 8100여만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악조건을 견뎌내며 지난 10월말까지 4억 6500여만원의 모금액을 모았지만 남은 11~12월 현금대신 ‘현물(물품)’을 후원하면 안되냐는 기업들의 답변이 늘어 안심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충북도 지난해 10월까지 31억 4900여만원의 법인(기업)들의 현금모금이 이뤄졌지만, 올해는 동기대비 20억 3600여만원에 그치며 아쉬운 기부 실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3억 4300여만원, 12월 46억 9700여만원의 실적을 포함한 50여억원의 법인(기업)모금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한다면 내년 초 회계결산에서 아쉬운 결과를 초래할수 도 있다고 말한다.

이밖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전충남본부 그린노블클럽(1억원이상 기부하는 기업)도 지난해 5억 2204여만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10월까지 9800여만원 줄은 4억여원 대를 기록했다. 이마저도 정기후원일 일뿐 신규 그린노블클럽 가입은 없어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영세한 규모의 지역복지관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그나마 사회복지공동모금회·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처럼 인지도가 있는 복지단체와는 달리 영세한 지역 복지관(단체)의 경우 수년째 개인 몇몇의 소액 기부만 진행됐을 뿐 법인(기업)기부 행렬은 이미 끊긴지 오래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처럼 법인(기업)의 현금기부가 줄어든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주변의 소외계층들에게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지역 복지계 한 관계자는 “‘티끌모아태산’이라는 속담처럼 개인 후원도 무시할수 없는 소중한 기부지만, 매년 11~12월은 기업후원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복지단체들마다 한 해동안 모아진 기부금으로 내년도 사업을 구상하고 사회적약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지만, 기업들이 기부에 인색한 기조가 이어진다면 기존에 유지돼왔던 프로그램 규모가 축소되거나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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