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묵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도로변에 저 웅덩이는 뭐지? 나무도 심어져 있는데 왠지 엉성해 보여… 게다가 최근에는 울타리까지 치고 있고!’

요즘 대전 둔산과 월평동 일원에 물순환 선도도시 조성을 위한 환경부 시범사업이 한창인 가운데 도로변 빗물체류지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또 물순환이 무엇인지, 물순환도시 조성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갖는 분들이 적지 않다.

빗물체류지란 자연상태의 물순환 기능을 회복하는 저영향개발(Low Impact Development) 기법을 적용해 도로에 버려지는 빗물유출수를 모아 땅속으로 침투·여과·순환시키는 시설이다. 또 물순환 선도도시는 이같은 시설을 도시 곳곳에 설치해 빗물 저장능력이 뛰어난 도시를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시민들 입장에서는 이들 LID시설이 눈에 익지 않아서 궁금증을 가질수도 있다. 이에 이해를 돕고자 물순환도시의 핵심요소인 저영향개발(LID) 시설의 기능과 종류, 추진상황에 대해 알아본다.

빗물이 땅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지 못하는 불투수면을 줄이고 물순환을 촉진하기 위한 LID시설에는 크게 식물이 식재된 식생형 시설과 투수성 보도블럭, 침투측구 등 침투형 시설로 구분된다. 그런데 시민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도로변 빗물체류지, 식물재배화분 등은 가로수 사이에 나무를 식재한 시설인데 이들 시설은 식물이 식재된 토양층과 땅속 자갈층으로 구성돼 72시간내 빗물이 완전히 스며들도록 설계돼 있다.

육안으로는 단순히 나무가 심어진 웅덩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1.2m 깊이로 터파기한 후 쇄석골재와 토목섬유를 가로 3~5m의 박스형 구조물에 설치한 시설로, 오염물질을 차단하고 침수와 가뭄을 예방하며 열섬현상을 완화시킨다. 올 여름은 예년에 비해 폭우가 많지 않았지만, 비가 오면 도로에 쏟아진 빗물이 빗물유입경계석을 통해 빗물체류지 안으로 들어오고 스며들어 침수예방과 지하수 저장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민들 눈높이에서 볼때 웅덩이가 너무 깊고, 눈에 잘 띄지않는 높이 35㎝의 시설보호펜스도 우려가 되며, 시범식재된 나무도 잎마름현상 등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게 사실이었다. 더욱이 시범사업도시로 선정된 대전, 광주, 울산, 김해, 안동시와 같이 대규모로 추진되는 사업은 이번이 처음인데다 도심 한복판에서 공사를 하는 곳은 우리시가 유일한 상황인것도 시민 불편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됐다.

이에따라 시와 사업대행기관인 한국환경공단은 지난 7~8월 LID시설공사에 대한 중간점검 및 전문가 현장기술진단을 실시하고 ‘도로변 보행안전 및 경관향상 대책’을 마련, 현장에 적용했다.

우선 보행로 모퉁이에 조성된 빗물체류지 350여곳에는 높이 90㎝의 울타리펜스를 설치함으로써 보행안전성을 강화하고, 도로변 전체 700여곳의 시설에는 토양층 보강 후 식물의 생육여건, 식재밀집도, 경관효과 등을 고려해 나무의 종류, 수량, 규격을 개선했다. 즉 밀집도와 직립성이 낮은 기존의 산철쭉, 수수꽃다리 등은 모아심기하고 그 주변에 가뭄과 침수, 제설제에 강한 화살나무, 사철나무, 홍가시나무 등을 본격 식재하고 있다. 이같은 도로변 식생형 시설에 대한 보완작업이 이달내 완료되고 잘 관리된다면 식물이 완전히 적응되는 2~3년 뒤의 모습은 '자연형 빗물명소'로 분명 달라져 있을 것이다. 이와함께 시와 환경공단은 둔산권 약 80만평(2.67㎢)에 해당되는 사업지역을 도로, 공원, 공공기관부로 나눠 최적의 LID시설을 단계적으로 완공해 나간다는 복안인데, 효과분석 및 유지관리계획도 철저히 수립해 환경부 검증에도 적극 대처할 방침이다.

이제 성공적인 물순환 시범사업 추진의 방향은 분명해졌다. 신속히 공사를 진행하되 안전성과 기능성을 향상시켜 나가면서, 이들 LID시설을 깨끗이 관리하는 시민들의 협조도 필수적인 성공요소가 된다. 전국최초로 물순환 테마공원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샘머리 공원처럼, 우리시 물순환사업은 앞으로 더욱 완성도를 높혀 갈 것이며 화석연료 사용없이 수질을 개선하고 도시온도를 저감시키며 탄소를 흡수하는 친환경시설로써 탄소중립시대를 앞당기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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