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운동·문화예술 등 다양한 주제 맞춤 교육
가정 활동감지센터 모니터링으로 고독사 예방
‘선배시민’ 그린온데이·花和好好 봉사단 활동
‘내비게이션이 모르는 길’ 통해 홀로서기 도움

▲ 행복파티쉐의 케이크 만들기.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제공

[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 독거노인이라고 하면 가족이 없이 홀로 살아가는 어르신뿐만 아니라 가족이 있어도 홀로 사는 어르신도 독거노인에 포함한다. 1인 가구 세대는 확대되고, 독거노인들은 가족, 친구, 이웃 등 사회적 관계망과의 교류가 단절되고 사회적 역할 상실에 따른 외로움과 고립감과 고독, 빈곤, 질병, 돌봄 지원의 어려움으로 사회적 지원의 필요성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인 독거노인 가구 수는 473만 2000 가구로 전체 고령자 가구의 35.1%이며, 향후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고 한다. 이처럼 독거노인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그에 맞는 서비스 제공도 필요한 시점이다. 일방적인 서비스 제공이 아닌, 어르신의 성향과 욕구에 따른 서비스와 경험이 더 적절해서다.

현재 희망친구 기아대책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돌봄이 필요한 ‘독거노인’ 뿐만 아니라 홀로 있는 ‘나’라는 주체로써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경험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건강한 삶의 시작,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맞춤형 프로그램

노인복지사업은 '독거노인'의 고독, 빈곤, 질병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서비스도 있지만, '나'라는 주체로써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하나의 노인으로서 바라보고 노인복지관은 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행한 노인맞춤돌봄서비스는 노인에게 적절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해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 노인의 기능·건강 유지 및 악화 예방을 위한 맞춤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대덕구의 경우 3개의 권역으로 나눠 어르신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경제적·정서적·신체적인 돌봄을 필요로 하는 경우 물품지원, 관련 서비스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이외에도 맞춤형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돌봄을 필요로 하는 독거노인 외에도 건강한 노년을 보내기를 희망하는 독거노인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배우자와 사별한 남자 어르신들은 이전까지 살아오며 요리를 배워본 적이 없고, 배우자에게 식생활을 의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외에도 스스로 반찬을 만들어 먹지 못해 인스턴트식품으로 끼니를 때우거나 시장에서 반찬을 구입해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오랜 세월 식사를 대충 때우다 보니 결식 위험에 있는 독거노인을 위해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은 영양교육과 더불어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독거노인들이 음식 만들기에 흥미를 더하고 있다. 나아가 스스로 식사를 챙기며 식습관을 개선할 수 있도록 했다. 단순히 영양교육과 요리 만들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요리 소감일지를 통해 어르신들이 성취감을 높이며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 다른 활동으로는 생신을 맞이한 독거노인들이 직접 케이크를 만들어 함께 축하하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정기적인 생활지원사 방문 및 연락으로 독거노인에게 필요한 생활정보를 전달해 놓치기 쉬운 정보를 주기적으로 전달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외에도 건강운동, 문화예술, 여가생활 등 다양한 주제로 교육자료 및 영상제작을 통해 어르신이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독거노인이 스스로가 자신감을 찾고 원하는 정보를 습득해 활용할 수 있는 경험을 가지고 앞으로의 노년을 계획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 응급안전 안심서비스.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제공

◆안전한 삶의 시작, ICT기술을 접목한 응급안전안심서비스

독거노인의 증가와 노후 빈곤, 고독사 문제에 대비해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독거노인 1800여명을 대상으로 응급안전안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응급안전안심서비스란 독거노인 가정에 화재감지센서, 응급호출기 등을 설치해 응급상황 발생 시, 응급상황을 확인하고 119에 연계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활동감지센서 모니터링을 통해 안전 확인을 진행해 고독사를 예방한다.

응급안전안심서비스는 독거노인의 안전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365일, 24시간 동안 안전확인 및 응급상황에 대처하고 있으며, 올해는(10월 초 기준) 총 72건의 119 연계를 진행했다.

지난달 119호출로 안전확인을 진행해 신속한 치료를 받으신 독거노인의 보호자는 “만약 화장실에 있던 (응급)호출기가 없었다면, 어머님이 어떻게 되셨을지 상상하기도 싫다. 가까이 살아도 매번 방문이 힘들고 연락이 되지 않으면 불안했는데, 이 서비스 덕분에 안전이 보장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든든하다. 정말 감사하다”라고 말을 전했다.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은 안전 외에도 맞춤돌봄서비스와 같은 타서비스의 연계 및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의 서비스 연계망에 힘쓰고 있다.

향후 단순한 안전확인을 위한 장비가 아니라 독거노인이 직접 장비에 대한 기능을 익히고 이를 활용해서 건강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하고자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 花和好好(화화호호) 봉사단.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제공

◆즐거움의 시작, 노인자원봉사단 선배시민

노인복지관은 여가·문화활동을 통해 노인의 사회활동 참여욕구를 충족시키고, 노후건강 유지 및 기타 일상생활에 관련된 학습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노화 및 은퇴로 인한 역할소실, 기력저하 등에 따라 생산적이고 경쟁적인 사회적 구조에서 스스로 벗어나려고 하는 노년층을 위해 노인복지관에서는 새로운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중 노인자원봉사 활성화 지원사업으로 총 18개 ‘선배시민 자원봉사단’이 각각 다양한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노인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공동체를 돌보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데 노인이라는 부정적인 사회적 시선을 탈피하고 선배시민이라는 긍정적 호칭을 통해 경험과 지혜를 후배시민에게 전하는 경륜전수활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복지관에서 운영되고 있는 선배시민 자원봉사단 중 ‘그린온(ON)데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봉사단이 있는데 이 봉사단은 목공활동을 통해 친환경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이를 통해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캠페인 등을 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위 봉사단에 참여하고 있는 한 독거어르신은 젊은 시절 목공기술을 취미로 연마해 다양한 생활소품을 만드는 데 유능했고, 이를 활용해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또 ‘花和好好(화화호호) 봉사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봉사단이 있다. 이 봉사단은 압화공예를 통해 실용적인 공예품을 만들고 이를 지역사회에 나눔 하는 활동을 한다. 위 봉사단에 참여하고 있는 선배시민은 배우자와 사별 후 우울감에 시달리던 지난날의 아픔을 떨쳐내기 위해 복지관을 찾았고 이 기회로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이 선배시민은 “배우자의 사망, 홀로서게 된 노후 등은 은퇴만큼이나 희망과 의지를 꺾는 일이다. 사별 후 세상과 한발 짝 물러서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였다. 은퇴를 하거나 주변 사람들과 사별을 한다고 해서 내가 노년이 아니라는 것을 복지관을 찾아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깨닫게 됐다. 노인자원봉사 프로그램을 통해 나의 가치관도 변화했다”고 전했다.

이렇듯 노인복지관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노년기에 소실된 역할을 대체하기 위해 중년기 생활방식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고 자원봉사활동과 같은 여가·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청춘을 유지하는 것이 스스로 사회적 역할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찾아가는 서비스인 미술프로그램.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제공

◆동행의 시작, 멘토링활성화 사업 ‘내비게이션이 모르는 길’

홀로 사는 어르신 중 배우자의 사망으로 혼자 생활하게 되는 어르신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한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특히 남성 어르신의 경우 배우자 사별 후 변화된 삶에 적응하지 못하고 동시다발적인 여러 가지 위험요소들에 노출되기 때문에 많은 관심이 요구된다. 남성 노인의 경우 사회생활에 관계와 생활의 대부분 시간을 보내 은퇴 후 사회적 위치의 상실감과 인간관계 축소, 기존 성 역할 분담에 따라 가사노동 및 영양섭취, 음주 흡연에 대한 통제 등 다양한 일상생활이 여성에게 의존적이므로 사별 후 다양한 정신건강 측면에서 취약하다.

노인의 배우자 사별로 나타나는 위험요소를 예방하고자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대전사회복지협의회의 지원을 받아 멘토링활성화지원사업 ‘내비게이션이 모르는 길’을 기획해 진행하고 있다.

‘내비게이션이 모르는 길’은 멘토링의 특성에 대한 대상을 아동과 청소년에서 벗어나 노인을 대상으로 배우자와 사별 후 홀로서기를 시작한 남성 노인에게 홀로서기를 먼저 시작한 여성 멘토들과 1대 1 멘토링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전수받고 정서 지원을 위한 △원예 집단치료프로그램 다양한 경험 제공을 위한 △영화관람 △요리 프로그램 △문화체험 등 홀로서기를 시작한 노인에게 성공적인 자립을 도모한다. 홀로서기를 시작한 노인은 앞으로 남은 인생은 어떻게 살아갈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어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홀로서기를 하면서 어떤 것이 필요한 지 누군가 먼저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그 아무도 모르는 길을 멘토를 통해 경험을 나누고 함께 헤쳐나갈 수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새롭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기존의 독거노인에 대한 지원뿐 아니라 변화하는 독거노인에 대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 노인복지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관계자는 “서비스 및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서 독거노인들이 소외되거나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맞춰 변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서비스의 경험이 독거노인들의 앞으로의 삶의 길을 이어나갈 수 있는 튼튼한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복지관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선배시민 그린온데이.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제공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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