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11시경 KT 인터넷·모바일·결제 등서비스 오류
"점심에 1개도 못팔았다" 시스템 마비된 자영업 발만 '동동'
KT측 "대규모 디도스 공격으로 추정"… 정확한 원인 조사 중

사진=KT홈페이지 캡쳐본
사진=KT홈페이지 캡쳐본

[충청투데이 전민영 기자] 점심시간을 앞두고 KT 유·무선 인터넷망이 마비되면서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KT의 전화, 인터넷, IPTV 등 모든 서비스가 약 40분간 일시적으로 중단되면서 카드 결제가 되지 않는 탓에 대전지역 자영업자들이 점심장사를 허탕 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25일 KT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20분경 KT 유·무선 인터넷망에 장애가 발생해 데이터 전송이 이뤄지지 않는 '먹통' 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먹통사태는 40여분간 이어지면서 전국 곳곳의 가입자들은 인터넷 검색부터 상점 결제시스템 이용 등이 막혀 큰 불편을 겪었다. 수도권, 호남권 등과 함께 피해지역 중 하나였던 충청권에서도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오후 11시 40분경 대전 서구 갈마동의 한 배달도시락 전문점이 한산했다. 원래대로라면 점심장사로 정신없이 바빠야 할 시간이지만 사장 A 씨는 가게 한편에 앉아 본사에 전화를 하며 주문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인터넷이 끊기기 전, 점심주문이 들어왔지만 컴퓨터와 핸드폰 모두가 먹통이 돼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A 씨는 “시스템이 아예 안되니 주문 내역 확인도, 배달대행 연결도 불가능하다”라며 “오전 11시~오후 1시 사이가 점심장사 피크타임인데 이렇게 1건도 못 판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월 통신비를 9만원 넘게 지불하고 있는데 마음 같아선 KT를 고소하고 싶다”고 말했다.

배달대행기사들 또한 SK텔레콤 및 LG유플러스 가입자들은 주문을 잡을 수 있었지만, KT 가입자들은 사실상 휴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인근의 한 샐러드가게에서도 카드결제가 막히면서 현금이 없는 고객들은 줄줄이 되돌아갔다. 일부 고객은 계좌이체로 결제를 대신하기도 했지만, KT를 사용하는 이들은 지불경로가 전면 차단됐다.

샐러드가게 업주 B 씨는 “고객의 90%가 카드결제인데 결제시스템이 먹통되어버리니 음식값을 지불할수도, 제대로 들어왔는지 확인할 수도 없었다”며 “우리가게는 당일 제품은 당일 판매해야하는 신선제품인데 준비를 다 해놓고 팔지 못하니 원통할 뿐”이라고 말했다.

통신망은 이날 오후 12시4분경부터 서비스가 순차적으로 정상화됐다.

KT측은 대규모 디도스 공격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원인을 파악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인터넷진흥원(KISA)도 사고 원인을 확인 중이며, 경찰은 KT네트워크 장애 원인을 악성코드를 이용한 디도스 공격으로 보고 내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전민영 기자 myjeon@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