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발전 메가시티 1호사업
충청 합의안 청주도심 빠져
역대대선 맞춤형 공약 적중
여야 충청권 프로포즈 주목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충청권 4개 시·도의 공동 건의안인 청주도심을 포함한 충청권광역철도 노선안의 현실화 여부가 내년 3월 대선의 승패를 가르는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적잖다. 대전 반석~세종~오송~청주도심~청주공항으로 이어지는 노선안은 국가균형발전론이 녹아 있는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 1호사업이다.

현재는 청주도심만 노선안에서 빠진 상태다. 역대 대선의 향배를 좌우했던 충청권의 메가시티 구축안에 대해 여야 대선후보들이 과연 어떻게 호응할지 주목된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충청권이 대선판 위에 제시한 거대화두는 온전한 메가시티 구축 여부와 직결된 광역철도와 지역대표형 상원제(양원제) 개헌이다.

특히 충청권의 거점도시 가운데 1곳인 청주도심이 빠지면서 충청권광역철도 건설 노선안이 미완에 그쳤고 메가시티 형성 1단계 사업으로 불리는 충청권 철도대동맥 구축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대선레이스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견해가 상당하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7월 5일 확정·고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청주도심만 제외했다.

이에 앞서 충청권 4개 시·도는 지난해 12월 14일 메가시티 1호사업으로 청주도심을 포함한 광역철도 등에 합의하고 정부에 공동 건의했다. 당시 4개 시·도는 공동 건의문에서 "충청권 메가시티를 위해서는 충청권 광역철도망 구축이 반드시 필요한 선제적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확정·고시 이후에도 충청권 4개 시·도의 대전 반석~세종~오송~청주도심~청주공항 노선안 입장은 불변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메가시티 구축의 핵(核)인 충청권광역철도망의 향배가 대선판의 승패를 가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캐스팅보트 충청권 건의안의 현실화 여부에 따라 수락이 뒤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은 역대 대선 결과이다. 2012년 18대는 세종시 원안+@를 앞세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17대에서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를 각각 공약으로 충청권에 러브콜을 보냈고 대권을 거머쥐었다. 이른바 충청권 맞춤형 공약이 적중한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세종시에 청와대 제2집무실과 국회 분원 등을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앞세운 바 있다.

정치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충청권이 원하는 대선공약을 제시했을 때 정권창출이 가능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충청권을 철도레일로 한데 묶는 광역철도망 구축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국토교통부가 8월 17일 청주도심을 포함한 충청권광역철도 구축안을 선도사업으로 선정하고 사전타당성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전개되고 있는 대선레이스에서 충청권광역철도망이 어느 정도 비중으로 다뤄지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정치권 기류는 괜찮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지사는 "청주도심 통과 노선이 바람직하다"고 했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하는 등 여야 대권잠룡들은 앞다퉈 충청권광역철도에 긍정적 시그널을 흘리고 있다.

하지만 여야 대선공약 명문화란 산을 넘어야 한다는 시각이 적잖다. 이런 맥락에서 "구슬이 서 말이도 꿰어야 보배"라는 얘기가 나온다. 아무리 대권주자들이 충청권광역철도 구축사업을 긍정해도 공식 문서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여야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대선공약이 현실화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의명분 축적 차원에서 공약화가 전제돼야 한다"며 "대선후보들이 충청권을 향해 어떤 프로포즈를 할지 지켜볼 대목"이라고 했다.

▲ 충청권 4개 시·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충청권위원장들이 14일 대전시에서 충청권 광역철도망 구축 추진에 합의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승조 충남지사, 이춘희 세종시장, 허태정 대전시장, 이시종 충북지사, 강훈식 충남도당위원장, 이장섭 충북도당위원장, 강준현 세종시당위원장, 박영순 대전시당위원장. 충북도 제공
▲ 충청권 4개 시·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충청권위원장들이 14일 대전시에서 충청권 광역철도망 구축 추진에 합의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승조 충남지사, 이춘희 세종시장, 허태정 대전시장, 이시종 충북지사, 강훈식 충남도당위원장, 이장섭 충북도당위원장, 강준현 세종시당위원장, 박영순 대전시당위원장. 충북도 제공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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