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동네가 위험하다】 범죄 위험도로 살펴본 대전 치안
<中> [르포] ‘범죄 온상' 대전 1인 가구 밀집지역 둘러보니
1인가구수 많은 갈마동·도마동, 이른 저녁에도 스산한 분위기
주민 “가로등·CCTV 추가해야”, 경찰들, 취한 여성 인계하기도
성범죄·강도 범죄 위험도 높아, “집중 야간순찰 등 지속 노력”

대전 범죄위험도 예측자료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대전 범죄위험도 예측자료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18일 오후 6시 30분경 찾은 대전 서구 갈마2동의 한 원룸 밀집지역은 인적이 드물고 다소 어두침침했다. 골목에는 가로등이 드문드문 설치돼 있었지만 곳곳에 드리운 어둠을 몰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특히 주택가의 으슥한 샛길은 주요 골목길에 설치된 가로등 빛이 미처 닿지 못 해 더욱 캄캄했다.

오후 10시경 찾은 갈마1동의 원룸촌도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건 마찬가지였다. 골목 양옆으로 즐비한 주차 차량들과 텅빈 골목은 밤길을 나다니는 보행자들의 불안감을 조성하기에 충분했다.

인근 다가구주택 원룸에서 4년째 홀로 살고 있다는 남성 김모(34) 씨는 “가로등이 있어도 밤에 혼자 돌아다닐 때는 가끔 불안하고 무섭다”면서 “남자인 나도 이런데 여자는 더 무서울 것. 가로등을 더 밝게 하거나 CCTV를 추가로 설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나마 여성안심귀갓길로 지정된 일부 구간은 곳곳에 CCTV와 안내표지판, 보안등 등이 설치돼 있어 좀 더 밝은 분위기를 뗬다. 자정을 넘긴 19일 오전 12시 15분경 갈마2동행정복지센터 인근 골목에서는 술에 취한 20대 여성이 길에 쓰러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이 여성은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술에 취한 채 어두운 골목길 바닥에 누워있었다. 자칫 범죄의 대상이 될 수도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경찰은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뒤 오전 12시 32분쯤 이 여성을 지인에게 인계했다.

이날 야간근무 중이었던 이종학 갈마지구대 팀장은 “1인 가구 밀집지역에서는 주취폭력, 스토킹, 여성 혼자 사는 집에 무단 침입하는 등 다양한 범죄가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시쯤 찾은 서구 도마동의 한 원룸촌도 갈마동과 사정은 비슷했다. 가로등 불빛이 밝지 않은 어둑한 골목길에 늘어선 공동주택 원룸들은 언제든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이곳에선 20대 남성이 귀가 중이던 여성의 뒤를 10여 분간 뒤따라가 여성이 살던 원룸에 침입하려다 미수에 그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경찰청의 ‘지난달 1일자 범죄위험도 예측 자료’를 활용해 대전지역 고위험구역(위험도 1-3등급)을 분석한 결과 1인 가구 밀집지역의 5대 범죄발생 가능성은 다른 지역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에서 강도 범죄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갈마동(65곳)이었고, 폭력 범죄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곳은 도마동(61곳)으로 나타났다. 봉명동은 절도(81곳), 성범죄(88곳) 등의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1인 가구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조도가 낮고 범죄 발생 가능성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야간 순찰을 펼치고 있다”며 “여성안심귀갓길 61곳의 안내표지판, 쏠라라이트 등을 지속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 19일 오전 12시 15분경 대전 갈마2동 원룸촌의 한 골목에서 술에 취한 20대 여성이 쓰러진 채 발견돼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수습하고 있다. 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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