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대체’ 중대형 오피스텔 수요 늘며 전셋값 고공행진
대전 전세가, 매매가의 86%… 세종은 92.5%까지 치솟아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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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이승동 기자] 대전과 세종 부동산 시장에서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앞지르는 ‘깡통 오피스텔’ 속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임대차법과 가을 이사철의 영향으로 아파트 전셋 값이 상승하면서 아파트보다 저평가된 중대형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는 전세 수요자들이 늘면서 벌어진 일이다.

아파트 매매가 급증으로 오피스텔로 전세 수요가 옮겨가고 있는 것도 깡통 오피스텔 등장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집계한 올해 3분기 전국 오피스텔 전셋값은 전분기 대비 0.94% 상승했다. 서울(0.26%→0.74%) 등 수도권(0.45%→1.09%)은 두 배가량 상승폭을 넓혔다. 지방 역시 전분기 0.32% 상승에서 3분기 0.36%로 상승폭이 커졌다.

대전은 지난해 3분기 하락세(-0.21%)를 보이다 4분기 상승세(0.37%)로 돌아선 뒤, 올해 3분기 0.52%까지 올랐다.

세종지역 오피스텔 전세가의 상승세는 무섭다. 전분기 대비 0.57% 올라 수도권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매매가 대비 전세가 평균비율은 전국 평균(84.6%)을 크게 웃돌고 있다.

지난달 대전지역 오피스텔 전세가는 매매가의 86%까지 올라섰고, 세종은 92.5%까지 치솟았다.

특정지역에선 이미 전세가가 매매가를 앞지르는 기형적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종지역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매매 시세가 9000만원~1억원에 형성돼있는 세종 1생활권 어진동 A 오피스텔(원룸)은 올해 초 9500만원~1억 5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같은 생활권 B 도시형생활주택 매매가는 8500만원~9000만원으로, 전세거래는 9000만원~1억 1000만원 선에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3생활권 C 오피스텔 매매가는 9500만원~1억원 선에 거래되고 있지만, 전세가는 1억 500만원으로 매매가를 웃돈다. 대전지역에서도 매매가를 넘어서는 전세 거래가 등장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깡통전세가 되면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자칫 보증금을 떼일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전세 계약 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세종시 보람동 D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수요가 많다 보니, 일부지역에서 전셋값이 매매가를 넘어서는 현상이 우려된다. 매매가보다 전세가가 높으면 보증보험 가입에 제한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전세 대출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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