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군 원정검사 골머리
“운영시간 전국적 통일 필요”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진단검사를 실시 중이다. 충청투데이 사진 = 이경찬 기자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진단검사를 실시 중이다. 충청투데이 사진 = 이경찬 기자

[충청투데이 홍순철 기자] 주말·휴일동안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운영시간이 지역별로 제각각이어서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점심시간이면 운영을 중단하는 곳도 있어 인근의 다른 지방자치단체 선별진료소를 찾아야 하는 '원정 검사자'까지 나오고 있다.

7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도내 대부분 보건소는 주말·휴일 오후 4∼6시까지 선별진료소를 운영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제천보건소는 개천절 연휴 이후 선별진료소 운영 시간을 오후 6시까지로 확대했지만 그 이전까지는 점심시간 때 문을 닫았다. 그러면서 제천과 이웃한 단양군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진단검사를 받는 주민들마저 나왔다.

증평군보건소는 토요일 오후 1시까지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일요일은 문을 닫는다. 공중보건의사 등 의료진이 부족한 상황에서 의사를 반드시 둬야 하는 선별진료소를 일요일까지 운영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 이런 탓에 일요일 검사해야 하는 증평군민은 인근 진천군보건소나 청주 청원보건소 선별진료소로 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이 문제는 비단 도내 시·군 보건소에 국한된 게 아니다.

주말·휴일이면 옥천군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는 대전 시민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전지역 5개 구 보건소 선별진료소가 낮 12시를 전후해 검체 채취를 중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대전과 인접한 옥천군보건소에는 "대전에 사는데 사전 예약 후 줄을 서서 검사받는 게 싫다. 옥천으로 가겠다"고 말하는 대전시민들의 전화가 주말·휴일에 폭주하기도 한다. 이런 전화가 올 때면 군보건소는 "대전권 임시 선별검사소로 가라"고 권유하지만 "전국 어디에 가도 검사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쓴소리를 듣기 일쑤다.

검사 대상자가 늘면 직원들 어려움이 커지지만 대전 거주자가 덜컥 확진되면 군보건소가 대전지역 동선까지 심층 조사해야 하는 부담이 큰 탓이다. 추석 직후 1만여건으로 급증했던 충북지역 진단검사 수는 8000여건으로 줄었지만, 평상시 4000∼5000건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많은 수준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대도시 인근 지자체의 검사 과부하를 방지하면서 감염 전파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선별진료소 운영 시간을 전국 똑같이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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