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3개월 앞둔 비전문성 재난안전실장 임명
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퇴직공무원 전유물로
“임기말 이시종 지사 적극적인 소통행정 필요”

[충청투데이 홍순철 기자] 최근 이뤄진 충북도 인사(人事)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위중한 코로나19 업무를 지휘하는 재난안전실장 자리가 퇴직 3개월여 남긴 비전문성 인사에게 보은(報恩)적 성격으로 주어졌다는 지적과 함께, 충북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자리가 체육인들의 기대와는 달리 이번에도 퇴직공무원의 차지가 됐다는 비난이 그것이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지난달 30일 서기관(4급) 이상 승진·전보 인사를 단행하면서 증평군수 출마를 위해 명예퇴직한 이재영 재난안전실장 후임으로 이상은 자치연수원장을 승진발령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를 두고 도청 안팎에서는 뒷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승진 대상자가 있는데도 퇴임을 3개월 앞둔 이 원장을 실장으로 임명했다는 것이다. 전산직으로 공직을 시작한 그는 재난 업무와 거리가 있다는 점도 논란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이시종 지사와 같은 충주 출신으로 그의 부친이 이 지사의 은사로 알려지면서 이런 부분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도 나오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이번 인사가 수긍이 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9개월 여 남긴 이시종 지사의 레임덕이 앞당겨 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충북도의 이번 인사는 정치권의 비난 성명으로도 이어졌다. 국민의힘 충북도당은 임기 말 이시종 충북지사의 원칙 없는 보은인사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충북도당은 "새로 부임한 재난안전실장은 올해 말 퇴임을 앞두고 공로연수에 들어갈 예정으로 업무 기간은 3개월에 불과해 논란이 되고 있다"며 "통상 퇴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승진하는 사례는 드물다. 그동안 재난 분야와는 거리가 먼 인사를 3개월짜리 실장에 임명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북도 고위 공직자들의 사퇴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며 "도정 공백은 불가피해 그 피해는 충북도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충북도가 충청북도장애인체육회 7대 사무처장에 또다시 행정관료 출신을 임명하면서 지역 체육계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충북도는 지난달 30일 이사회의 임명동의 의결을 거쳐 1일자로 충북장애인체육회 7대 사무처장에 행정관료 출신인 강전권(59) 전 충북도 자치행정과장을 임명했다.

강 사무처장은 충북도 예산담당, 의회사무처 총무담당관, 단양부군수 등을 거친 행정관료 출신이다. 올해 명예퇴직해 공로연수중이다.

전임 고행준 사무처장도 보은부군수로 공직생활을 마무리한 행정관료 출신이다. 이렇듯 충북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은 모두 도지사 측근이거나 행정관료 출신이 맡아왔다.

그러나 장애인체육회는 이번 만큼은 전문체육인 출신 임명을 기대해왔다. 이 지사가 임기내 전문체육인을 체육회 사무처장으로 임명하겠다는 약속을 했었고, 이 지사의 임기가 내년 6월이면 끝나는 점 등에서 행정관료나 측근을 임명하지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최근들어 충북도 행정이 일방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임기말로 갈수록 오히려 더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적극적인 소통행정을 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 = 충북도청. 연합뉴스
사진 = 충북도청. 연합뉴스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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