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대전 ‘노잼도시 탈출’ 프로젝트] 20편- 대전 역사 투어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대전의 원도심 곳곳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숨어있다.
300년 전 선조들의 후학양성을 향한 의지가 담긴 곳은 물론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향한 피로 물든 애국의 정신이 깃든 터도 있다.
세월을 조금만 더 거슬러 올라가면 전국 유일 도지사관사촌이 품고 있는 근현대 역사를 느낄 수도 있다.
천혜의 자원 대청호 가는 길엔 국내 토목기술의 첫 발로 불리는 아치형 교량도 위엄을 뽐낸다.
대전 ‘노잼도시 탈출’ 프로젝트팀이 대전의 역사 속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봤다.

 

◆1683年 우암 송시열의 숨결 깃든 한국 조경사의 한 축 ‘남간정사’
높아지는 하늘, 고즈넉한 가을의 정취로 물든 우암사적공원(동구 가양동 65번지 일원)엔 송시열이 제자를 가르친 곳이 있다.
조선후기 대유학자인 우암 송시열은 공원의 왼편에 위치한 ‘남간정사’에서 학문을 익히고 후학을 양성했다.
대전시 유형문화재 제4호인 이곳의 계곡물을 연결한 연못을 끼고 있는 모습은 조선시대 별당건축 양식과 정원 조경사에도 독특한 경지를 이룬다.

                                                                                                                                                  출처. 인스타그램 @roczley
                                                                                                                                                  출처. 인스타그램 @roczley

특히 배롱나무가 장관인 남간정사의 여름은 가히 동양화가 따로 없을 만큼 아름다워 SNS 등 전국적 명소로 입소문이 난 바 있다.


◆1919年 전쟁의 뼈아픈 흔적 그대로, ‘대전 형무소 망루와 우물’
옛 대전형무소 터(중구 중촌동 16-11번지))에는 아직도 비극의 현장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1960년대 말 지금의 대전교도소로 형무소가 이전하며 망루와 우물은 슬픈 역사의 한 자취로 보존됐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찾기 어려울 만큼 우리의 생활 터전 속에 자리잡고 있는 망루는 수감자들의 감시탑 역할을 했다고 한다.

 옛 대전형무소 터에 남아있는 망루. 최윤서 기자
 옛 대전형무소 터에 남아있는 망루. 최윤서 기자

7개 중 현재 남아있는 1개의 망루는 1971년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인근에 위치한 우물은 현재 유리로 입구를 막아 놓은 상태였다.

옛 대전형무소 터에 남아 있는 우물. 최윤서 기자
옛 대전형무소 터에 남아 있는 우물. 최윤서 기자

우물은 형무소 건립당시 식수를 이용하기 위해 만들었지만 6.25전쟁 당시 북한군에 의해 갇혀있는 수감자들의 학살장소로 변질됐다.
취사장 내 위치했던 우물에선 171구의 시신이 있었는데 인양되는데 만 무려 3일이 걸렸다고 한다.


◆1932年 전국 유일의 관사촌 ‘테미오래’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부터 2013년 충남도청이 지금의 내포신청사로 이전하기까지 사용된 충남도지사 관사촌 ‘테미오래(중구 대흥동 326-67번지)’는 근현대 역사의 산실로 자리하고 있다.
해당기간 역대 도지사들이 모두 거주했던 이곳은 도지사공관과 9개의 관사로 이뤄졌다.
올해는 철도를 주제로 관사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며 다른 유휴관사에는 대전 근대역사의 문화, 예술을 느낄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테미오래는 개화기 의상을 대여해주는 곳과 연계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최윤서 기자
테미오래는 개화기 의상을 대여해주는 곳과 연계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최윤서 기자

일본식과 서양식 건축 양식이 혼합된 관사촌은 곳곳 포토존과 수려한 소나무 경관이 조화를 이루며 관광객들의 발길과 눈길을 끌고 있다.

여기서 꿀팁! 대전역 인근의 트래블라운지에서 개화기 의상을 대여한 뒤 이곳을 방문해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가 보자.

테미오래는 개화기 의상을 대여해주는 곳과 연계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최윤서 기자
테미오래는 개화기 의상을 대여해주는 곳과 연계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최윤서 기자

 

◆1969年 이목 집중 아치형 교량, 근대산업화의 상징 ‘대전육교’
대전육교(대덕구 비래동)는 1969년 건설된 경부고속도로의 시설물로 우리나라 근대 산업화의 상징으로 불린다.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세워진 대전육교. 국가등록문화재 제683호로 지정됐다. 최윤서 기자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세워진 대전육교. 국가등록문화재 제683호로 지정됐다. 최윤서 기자

건설 당시 국내 최고 높이의 아치 교량으로 우리나라 근대기 토목기술 역량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상·하행선으로 분리된 대전육교는 연장 201m, 교폭 21.4m, 높이 35m, 면적 2420㎡으로 큰 규모다.
이런 대전육교는 지난해 6월 24일 국가등록문화재 제783호로 지정되며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현재 대전육교는 수십 년의 세월을 증명하듯 수많은 담쟁이 넝쿨이 다리를 감싸 자라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세워진 대전육교. 국가등록문화재 제683호로 지정됐다. 최윤서 기자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세워진 대전육교. 국가등록문화재 제683호로 지정됐다. 최윤서 기자

이는 대청호를 찾는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한 또 하나의 볼거리로 평가된다. 
또 주변 가양비래공원(길치근린공원), 계족산, 남간정사, 우암사적공원 동춘당 등 볼거리들과 연계해 대전관광의 랜드마크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엔 BTS 뮤직비디오, 드라마 등 영상 촬영지로도 이용되며 대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거듭나는 중이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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