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래 유성구청장

'유성국화전시회는 유성구청 분들께서 직접 키운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UCLG 총회 시기와 맞물린다면 유성에서 머무는 시간이 더 길어지겠죠/ 가을 국화, 코로나로 지친 일상, 향기 치료 좋습니다/ 국화축제는 유성의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매년 보는 국화축제 올해도 기대됩니다.'

얼마전 유성국화전시회(내달 2~24일)가 올해도 열린다는 글과 사진을 SNS에 올렸더니 많은 구민들이 환영의 댓글을 달아줬다. 유성국화전시회가 어느덧 대전의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고 매년 기다려진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특히 코로나 19 시국에 국화전시회를 개최하는 것에 대한 우려 대신 기대감을 나타내는 댓글을 보고 지난해 성공리에 치른 신뢰가 올해 지지와 격려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더욱 힘이 난다.

지난해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에서 지구촌의 대다수 축제는 취소될 수밖에 없었다. 유성의 대표 축제인 온천문화축제도 열지 못한 마당에 10년째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유성국화전시회도 같은 상황에 직면했다. 취소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지만 초봄부터 국화를 키워온 직원들의 아쉬움과 계약재배 농가의 시름, 코로나로 인한 상실감을 국화로 위로받으려는 시민들의 실망감이 마음에 걸렸다.

결국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 국화전시 장소의 분산 배치 등 치밀한 사전계획과 실행으로 성공리에 치를 수 있었다. 유성국화전시회발 감염자가 1명도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담당공무원들의 노고가 있었지만 지난해 국화전시회를 치르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지난해 얻은 값진 경험과 시행착오, 자신감을 토대로 올해는 좀더 과감하고 풍성해진 국화를 곳곳에서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에는 바이러스 차단을 지나치게 의식해 소규모로 여러 곳에 나누어 화단을 조성하는 바람에 관리 역부족 등 일부 관람객의 눈높이에 부응하지 못했으나 올해는 분산배치는 하되 집중력과 볼륨감을 높인다.

유림공원과 온천문화공원, 갑천변에 국화와 조형물을 늘리고 유성구 11개 동의 추천을 받은 곳에 꽃을 집중 배치한다. 지난해에 비해 국화 1만본, 조형물 100여점이 늘어난다. 온천공원 3D LED큐브, 갑천변 미디어산책로, 한지빛 조형물 등을 도입해 볼거리를 확대했다. 전시회와 함께 즐길거리 이벤트도 준비해뒀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신중하게 시행할 계획이다. 백신접종 확대와 성숙한 시민의식도 큰 밑천이다.

올해 전시회의 또 하나 특징은 예년에 비해 2주 정도 앞당겨 열린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내년 3~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대전UCLG(세계지방정부연합)총회 때문이다. 대전UCLG 총회 기간 동안 5000여명의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유성의 명품 국화를 선보이기 위해 올해 총회시기에 맞춰 개화를 시도해보는 것이다. 현재까지 개화시기를 앞당겨본 결과 내년 대전UCLG총회 기간에도 만발한 국화를 전시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올해 국화전시회의 주제는 ‘국화가 전하는 ‘안녕’’이다. 회복과 행복의 시대를 소망하고 서로에게 무탈의 마음을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안녕'은 사전적 의미로 친한 사이에서 서로 만나거나 헤어질 때 건네는 인사다. 언제 들어도 다정다감한 말이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선 마음속에 담아두는 편이었다. 유성국화전시회는 보고 싶은 사람과 자유롭게 “안녕!”하면서 재회하고픈 모두의 염원을 함축하고 있다. 동시에 코로나 시대와의 결별을 갈망하는 주제어이기도하다.

코로나에 우울해진 시민들이 국화향기에 흠뻑 취해 좋은 기운을 받아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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