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을석 충북교육정책연구소장

더운 여름에 열린 도쿄 올림픽이 끝났다. 어느새 계절이 바뀌는 굽이에 서있다. 저마다 올림픽 소감이 없지 않겠지만, 참으로 역사적이며 기억에 남을 올림픽이라 생각한다.

1년이나 미뤄진, 2021년에 치러진 2020 올림픽도 그렇고, 가장 광범위한 감염병 상황 속에서 펼쳐진 지구촌 행사란 점도 그렇다. 올림픽 소식을 접하며 특별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올림픽 대회 자체보다도 이를 조명하는 우리 언론의 태도다. 이겨야 한다며 투쟁가를 부르지도 않았고 금메달에 목매달지도 않았고 자타를 가리지 않고 떨어진 선수를 칭찬하기도 했다.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선수들의 인간승리를 축하하고 힘든 역경 속에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에 공감하기도 했다.

경쟁하지만 승리만이 목표가 아닌, 인류의 화합과 전진을 위한 축제라는 올림픽 정신에 걸맞은 보도였다. 이 점에선 한국 언론도 매달감이라고 느꼈다. 과거와 달라도 엄청 달랐다. 바람직하다. 더불어, 올림픽을 보며 스포츠라는 것이 그 자체가 참 좋은 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직에 있는 탓이다. 스포츠는 인내, 노력, 의지 등 윤리적 덕목뿐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전술, 국가·국부·국력, 산업과 경제활동 등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는 배움의 주제이자 영역이다.

‘학습혁명’이라는 책에서는 "스포츠는 아마도 학교보다도 훨씬 더 좋은 학습 모델을 제공해 줄 것"이라며 '스포츠 학습모델'을 말하고 있다.

'스스로 학습법'의 한 가지로 제안한 것인데, 간략히 소개하면 이렇다. 모든 선수는 꿈을 가지고 있다. 선수는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단계를 밟아 목표를 이룬다. 선수는 정신과 육체와 행동을 하나로 일치시킨다.

선수는 마음속에 목표를 구체적으로 품는다. 선수는 성공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 선수에겐 코치와 지도자와 안내자가 있다. 선수는 실수에 대해 놀랍도록 긍정적인 자세를 가진다. 선수는 직접 실천해서 성취한다. 요컨대 운동선수가 비전, 열정, 행동을 통해 성공을 이루는 것처럼 학습자도 학습의 비전, 열정, 행동을 통해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운동선수처럼 공부하라는 것이다.

미국 교육계는 유난히 성공을 강조한다. 성공하는 사람을 기르는 것이 교육의 목표인가 싶을 만큼.

성공하기 위해서는 성공한 이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식 교육학이다.

스포츠 학습모델은 학습자가 성공한 운동선수를 적극적으로 모델링 하면 성공한 학습자가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모델과 현실은 다르다. 스포츠와 교육도 물론 그렇다. 그럼에도 성공의 방식, 전략은 배울 게 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키는 없는 법이니, 스포츠 학습모델도 필요한 국면에서 활용하면 좋겠다. 가르치는 사람은 언제, 어디서든, 무엇에서든 배운다. 배움을 키워 가르침을 베푼다. 나아가 그 가르침을 통해 더 잘 배우며 꿈꾸는 학습자를 기른다. 올림픽 대회를 보며 또 하나의 배움의 창(?)으로서 스포츠를 생각해 보았다. 선수들의 도전과 노력, 좌절과 극복은 정말로 멋진 감동의 드라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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