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수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모처럼 북적거린다. 차와 사람이 뒤엉킨다. 인도는 노점상이 차지하고 사람들은 차도로 다닌다. 허리가 구부러진 어르신도 아이가 타고 있는 유모차도 차와 뒤엉키어 위험천만이다. 누구 하나 안전을 지도하는 사람도 없다. 스스로 살아나 거리를 빠져나가야 한다. 추석절이나 장날만의 풍경이 아니다. 날마다 그렇다.

인도를 빼앗기고 차도를 걸어야 하는 주민들은 불만이 가득하다. '차를 못 다니게 하든지, 노점상과 적치물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일방통행도 제안한다. 북적거림에 모처럼 활기를 띤 상점가와 다르게 걸을 수 있는 기본권조차 박탈은 당한 주민들은 '이제 바꾸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곰곰이 새겨 볼 내용이다. 대추의 고장 보은은 읍내 시장을 중심으로 상권이 활성화돼 있다. 시장 활성화가 '지속가능한 경제공동체 보은의 미래'다. 보은발전협의회 등 민간단체에서 이야기하는 주말관광시장으로의 전환을 깊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한 주민은 “시장의 기능이 경제 뛰어넘어 문화 체육과 융·복합하여 군민들의 삶의 피로를 녹이는 기능으로 전환해야 한다돼”는 제안도 하였다.

추석 명절에 만난 주민들의 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 본다. 첫째, 편히 걸을 수 있는 보행권이 확보다. 일방통행, 차 없는 거리 등 다양함이 요구된다. 둘째, 먹거리 볼거리가 있어야 한다. 보은의 대표 음식을 개발하여 상품화하고, 프리마켓 등 시민중심 볼거리가 생산되어야 한다. 셋째,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판매하는 로컬푸드 매장이 필요하다. 보은대추, 황토사과, 사직고구마, 회인마늘, 수한오이, 탄부쌀, 임산물 등 보은의 농·특산물을 만날 수 있는 지역상생 공유 공간으로서의 기능이다. 넷째, 청년들 창업 및 모임공간인 청년몰 조성이다. 보은의 미래를 이끌어 갈 청년들을 담아내야 미래가 있다. 다섯째, 다양한 제품들을 포장해 전국으로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이다. 아마존 쿠팡 진천몰로 대표되는 보은몰 플랫폼을 만들어 시장의 상품을 전국과 하나로 연결해야 한다. 여섯째, 보은대추거리 조성이다. 관광객들이 항시 보은대추를 활용해 만들어진 다양한 제품을 만날 수 있는 거리가 있어야 한다. 일곱 번째, 전통시장 주차장을 광장으로 활용하여 노점상을 이전시키고 다양한 행사를 할 수 있는 광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문화와 예술 그리고 시장의 어우러짐을 통해 관광시장으로의 역할을 배가 시켜야 한다. 끝으로 '어두운 보은을 환한 보은'으로 바꾸어야 한다. '빛과 어우러진 환한 거리'를 조성해야 젊고 역동적인 보은의 중심으로 바뀔 것이다.

명절에 만난 주민들은 '보은의 지속가능성'을 그리고 있었다. 그 염원을 담아 꿈꿔본다. 주민들이 안전하게 걸어 다닐 수 있는 미래 보은! 공부하러 나간 자식이 꿈을 이루기 위해 돌아오는 보은! 전국에서 가장 활력 넘치는 보은! 서로서로 보듬고 감싸는 보은! 행정과 군민이 하나로 소통하는 보은! 공기 좋고 산자수려한 보은! 상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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