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호 대전 동구청장

대전 동구의 명품 관광지가 된 대청호 명상정원에 환경정화를 위해 종종 찾곤 한다. 코로나19가 일상이 된 요즘, 스트레스와 일상의 고립감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분이 방문하시고 계시는데 한 분 한 분 인사드리면 마스크 너머로 행복을 느끼는 모습에 큰 보람을 느낀다.

거동이 불편한 노모가 휠체어에 앉아 따스한 햇볕 아래 드넓은 대청호를 바라보고 있고 손녀들로 보이는 어린 아이들에게 물수제비를 알려주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아 동구 관광지가 다양한 세대들에게 행복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위기를 깰 것 같아 조심히 지나가려 했으나 주변에서 알아봐 주는 분이 있어 노모와도 우연히 인사를 하게 됐다.

'청장님 제가 80대인데 이런 몸으로 손녀들과 아름다운 곳을 편하게 올 수 있어 너무 좋아요'라는 말을 했는데 한편으로는 감사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구석도 있었다. 동구에도 8경을 홍보하고 이 외에도 다양한 관광자원이 있지만 누구에게나 편한 관광지를 홍보하고 제공하고 있는지는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베리어프리(Barrier-free)나 유니버셜디자인(universal design)이라고 해 관광에 있어 장애가 될 만한 시설 제거하거나 설계에서부터 모든 사람을 고려하는 개념을 통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이를 관광에 적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문체부가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열린 관광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지원 대상으로 8개 관광권역의 관광지 20개소를 선정했는데'열린 관광지 조성 사업'은 장애인, 고령자, 영·유아 동반가족 등 이동 취약계층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기존 관광지를 개·보수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관내 관광지로는 점차 대청호 명상정원을 비롯해 현재 공사 중인 효평마루 등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무(無)장애 관광지 조성을 위해 엘리베이터 설치, 불필요한 턱 제거, 보행로 경사로 개선 등 편의시설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단순히 관광지 진입뿐 만 아니라 스토리를 활용한 공공화장실, 주차장 등에도 세심히 신경 쓸 예정이다.

올해 동구의회 신은옥 의원이 대표 발의한 관광약자의 관광환경에 대한 이동 및 접근을 보장해 관광 향유 기회 확대와 복지증진을 목적으로 하는'대전광역시 동구 관광약자를 위한 관광환경 조성 조례안'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 동구 관광지에 대한 관광환경 조성에 있어서 열린 관광지 표방과 이를 위한 인식확대 교육사업, 관광코스 개발, 모니터링 등의 사업 추진, 예산지원을 골자로 하는 것이다.

열린 관광지로의 정책은 이제 초기단계에 있다. 민선7기 구정방향을 관광 No.1로 정하고 다양한 관광 사업을 추진했지만 관광은 시작이 늦은 만큼 부족한 부분이 많다. 정책은 10년 후를 내다보고 해야 결실을 이룰 수 있고 서두에서 느낀 바와 같이 현장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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