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감·체중 감소 나타난다면 의심해봐야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결핵은 산업혁명 후인 18세기 중반에 전 세계적으로 퍼지며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질환이다. 결핵균은 1882년에야 로베르트 코흐에 의해 발견됐고 1921년과 1940년대에 각각 BCG 예방 백신과 결핵약이 나오면서 ‘잊혀진’ 병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 결핵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매일 55명의 결핵환자가 발생하고 4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

결핵은 제2급 법정감염병이다. 폐결핵 환자로부터 나온 결핵균이 공기를 통해 접촉한 사람의 몸 안으로 들어가 감염을 일으킨다. 결핵균은 다른 세균과 다르게 매우 천천히 자라기 때문에 감염된 후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병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결핵균은 산소가 많은 곳을 좋아해서 폐결핵이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폐 외에도 임파선결핵이나 결핵성늑막염, 신장결핵과 같이 우리 몸 어디에도 병을 일으킬 수 있다.

결핵균은 주로 폐결핵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공기 중으로 퍼지고, 주변에 다른 사람이 숨을 쉴 때 폐 속으로 들어간다. 폐결핵은 배출이 가능해 전염성이 있지만 임파선결핵이나 결핵성 늑막염과 같은 폐 외 결핵은 외부로 배출되지 않아 전염성이 없다.

몸 안에 들어온 결핵균이 모두 활동성 폐결핵으로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감염된 사람 중 약 10%만이 결핵균이 활발히 증식해 ‘활동성 결핵’이 되며, 나머지 90%에서는 몸의 정상적인 면역기전에 의해 억제된 채로 남아 병은 일으키지 않는 ‘잠복결핵’이 된다.

결핵은 침범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폐결핵의 경우 가장 흔한 증상은 지속되는 기침이다. 또 결핵균에 의한 염증반응으로 인해 전신증상도 동반된다. 전신이 무력해진다던지, 밥맛이 없어지는 등의 경미한 증상부터 미열이 나거나, 밤에 오한이 들고, 식은땀이 나서 옷이 젖거나 다이어트를 하지 않았는데도 체중이 감소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 기침할 때 피가 묻어 나오는 경우도 있다. 진단 후 아무런 증상이 없는데 무슨 결핵이냐는 환자들도 꽤 많다. 결핵균은 매우 천천히 자라기 때문에 초기 결핵의 경우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결핵은 항결핵약을 장기간 복용하면 대부분 치료가 가능하다. 감수성 결핵인 경우 4가지 종류의 약제를 최소 6개월에서 9개월 정도 하루에 한 번, 일반적으로 아침 식전에 복용한다. 몸무게에 따라 2알~6알을 복용한다. 드물게 폐결핵으로 인해 대량 객혈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일부 약제내성결핵의 경우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경우도 있다.

전염력이 소멸되기 전까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는 환자는 결핵균을 주변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격리가 필요하다. 격리라고 해서 꼭 병원에 입원할 필요는 없다. 마스크를 쓰고 자가 격리하면 된다. 적어도 2주 이상 결핵약을 복용해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이 없어진다면 전염력은 거의 소실된다. 결핵약 복용 시 주의할 점은 술을 마시거나 한약, 개소주 등을 같이 먹는 것을 삼가야 한다. 간독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약은 규칙적으로 빼먹지 말고 잘 복용해야 한다. 불규칙적으로 복용하거나 증상이 좋아졌다고 약을 중단하면 약에 내성이 생겨 다제내성 결핵으로 변할 수 있고 치료 실패율도 높아진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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