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신인드래프트 분석
2012~2016년 60명에서
2017~2021년 42명으로
서울 프로구단 3곳 있어
지명 가능성 높아 '이주'
인프라 확충 등 대응 필요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지역에서 자라 연고팀에서 활약하는 야구 스타 육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유망주들이 프로 지명 가능성이 높고 우수한 인프라를 자랑하는 서울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10년 간 진행된 ‘KBO 신인 드래프트’를 5년씩 나눠 분석한 결과, 프로 지명을 받은 충청권 고등학교 출신이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2~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60명이었던 충청권 고교생이 2017~2021년 42명으로 30% 감소한 것이다.

심지어 같은기간 한화 이글스의 선택을 받은 충청권 고교 야구선수는 14명에서 8명으로 줄며 연고팀의 품에 안기는 선수마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자본을 투입해 성적을 내야 하는 프로구단 입장에서 반드시 지역 출신 선수를 우선적으로 지명해야 할 의무는 없다.

KBO의 신인 드래프트 제도 또한 매년 사소한 변화는 있지만 큰 틀에서 1차(최초) 지명 선수만을 지역 연고 출신에서 뽑도록 했을 뿐이다.

그러나 매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0개 구단의 부름을 받는 충청권 고교생이 적다는 것은 지역 야구의 경쟁력 하락을 의미하고 있다.

실제 2010년대에 열린 전국 4대 고교야구대회(△대통령배 △봉황대기 △청령기 △황금사자기)의 우승팀을 보면 전기(2010~2014)엔 북일고 2회와 공주고 1회 등 충청권에서 전체 18회 중 3회를 제패했으나 후기(2015~2019년)엔 한 차례의 우승도 거머쥐지 못했다.

지역 야구계에선 이같은 충청권 고교야구의 경쟁력 악화가 프로 지명을 받기 위한 ‘지역 유망주들의 서울행’에 기인한다고 설명한다.

서울의 경우 전국 시·도 중 가장 많은 3개의 프로구단이 둥지를 틀고 있고 그 아래 다수의 명문 고교야구팀이 포진해 있어 타 지역보다 지명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017~202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 지명을 받은 전체 550명 중 122명(22.2%)이 서울지역 고교 출신이라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또 서울은 각 고교야구팀의 수준이 높은 것은 물론 사설 교습도 잘 갖춰 있어 학생과 학부모의 선호도가 높다는 것이 지역 야구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충청권 고교야구부 A감독은 “초·중에선 서울과 지역 간 차이가 크지 않은데 유독 고교부터 커진다”며 “서울 명문팀은 입학생만 30명을 훌쩍 넘는다는데 지역의 경우 15명 안팎으로 채우니 게임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프로구단의 러브콜을 받는 확률을 높이기위해 충청권 유망주들이 지역을 떠나는 상황에 이르자, 지역야구계는 인프라 확충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근영 대전시야구소프트볼연맹 협회장은 “학교에 훈련구장 하나가 없어 사회인 야구장과 타지를 전전하는 고교팀도 있을 정도다. 훈련시설부터 마련돼야 한다”며 “또 프로에 입단하지 못한 고교 선수들이 패자부활할 수 있도록 품어줄 지역 대학 야구부 창단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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