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대한적십자사 대전·세종·충남헌혈홍보위원

9월은 고추농사를 정리하고 참깨를 수확하며 벼가 익기를 기다리는 풍요로운 시기다.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요즘 비가 적게 내려 나름 풍년 농사를 지었다.

시골에서의 삶은 고즈넉함과 자연인을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요즘은 병충해도 점점 더 많아져 농사짓기가 매우 어렵다.

농산물 값은 그대로인데 종자 값, 농자재 값, 농약 값은 점점 더 올라가고 있다.

농사를 지어 농산물을 생산해도 판로가 없다.

농협에서 팔아주지만 품질이 좋아야 한다. 품질이 좋으려면 더 많은 노력과 돈 그리고 시간이 필요하다. 농촌에 사는 사람들의 나이는 점점 늘어 가는데 젊은이는 없다.

농촌에 사는 사람들의 면면은 도시에서 관리하며 사는 사람들보다 그다지 좋지 않다.

빨리 늙는다는 것이다.

바빠 죽겠는데 몸 관리 할 시간이 어디 있나? 요즘 TV 인기프로 자연인을 본다. 자연이 주는 혜택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처럼 녹화되고 방송된다.

그것을 보고 자연인을 동경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막상 산으로 들어가면 그렇게 쉽지 않을 것이다.

농촌에 사는 사람들은 하루하루 자연과 사투하며 살아가고 있다.

어쩌다 돈이라도 받으면 쓰기 겁난다. 내가 번 돈은 얼마 안 되는데 식당에 가보면 가격이 무섭다.

옷을 사든 신발을 사든 여행이라도 가려하면 농사지어 번 돈은 푼돈이다.

그러니 농촌에 사는 사람들에게 오락과 여행은 사치다.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각종 혜택이 있지만 몰라서 못 받는 것도 많고 쓰는 방법도 모른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됐기 때문이다.

누가 농촌을 살기 좋게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도시와 차이 없는 곳이 될까? 농촌의 복지는 70년대 만들어진 노인정이 전부다.

지금 우리네 농부들에게는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길을 새로 내고 쉼터도 만들고 시원한 음료를 마실 시설도 필요하다.

동네에 예쁜 나무를 심고 도로에도 예쁜 꽃을 심어야 한다.

잡풀 제거와 가로수 방역은 구청에서 더욱 자주 해야 한다.

농촌이 살기 좋아야 사람들이 올 것 아닌가?

자손들이 오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몇 십억씩 가는 집이 아닌 아름다운 집이면 된다.

농부들은 더욱 삶이 보람차고 인생이 아름다워질 것이다. 이 무더운 여름에 시원한 청량 음료같은 꿈이라도 꿔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 주변 병자를 위한 헌혈이 필요한 것처럼 농촌도 투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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