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 →역내, 대형마트→전통시장 소비 전환
월 충전 상한액 200억원… 소비자 "늘려달라"
인센티브 상한 목소리에 정부·지자체는 '부담'

[충청투데이 전민영 기자]세종의 지역화폐 여민전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 효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화폐 인센티브가 소비자들의 역외 지출을 역내 지출로, 대형마트 소비를 전통시장 등 지역상권 소비로 전환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일 대전세종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여민전 사용자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지역화폐가 순기능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들이 인센티브(10%)를 받기 위해 기존과는 다른 소비양상을 보인 것이다.

먼저 대형마트, 백화점, 온라인몰 등에서 물건을 구입하던 사용자들이 여민전을 쓰기 위해 지역 소상공인‧자영업 상점에서 물건을 구입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종합 유통 소비자의 70.3%, 생활 유통 소비자의 62.8%가 기존 대형마트에서 구매했던 제품을 지역 상권에서 구매했다.

타 지역에서 지출했던 소비를 지역 내로 옮기는 역내 소비 이동도 이뤄졌다. 역외지출을 역내지출로 전환한 사용자는 주로 레저관광(51.4%), 차량 서비스(48.5%), 생활용품 구매(41.1%) 분야에서 소비 지역을 옮겼다.

세종 지역화폐 '여민전' 소비자의 지역간 소비전환 실태 조사 결과. 사진=대전세종연구원 제공
세종 지역화폐 '여민전' 소비자의 지역간 소비전환 실태 조사 결과. 사진=대전세종연구원 제공

여민전을 이용하면서 당초 계획보다 초과해 지출했다는 응답도 있었다. 레저관광 서비스 이용자의 51.4%, 차량 서비스 이용자의 48.5%, 생활용품 유통 소비자의 41.1%가 기존보다 지출을 늘렸다고 답했다.

소비액수를 살펴보면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소상공인 소비 전환 결제액은 498억원으로 산출됐다. 여민전이 아니었다면 세종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이뤄졌을 500억원에 가까운 지출이 관내에서 순환된 셈이다. 대형마트에서 지역 소상공인으로 전환된 소비액은 485억원으로 산출됐다.

지역화폐 인센티브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나고 있지만 재원을 감당해야 하는 정부와 지자체에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 소비자들이 더 많은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월별 충전액 상한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올해 세종시는 월별 충전 상한액을 지난 1~7월 250억원, 8~12월 200억원으로 정했다. 해당 금액 도달 시 충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충전액을 상향 해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세종시는 정부와 지자체 인센티브 비율을 적절하게 조정해 시민에게 최대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예산을 교부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지역화폐 도입 이후 매출이 올랐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많이 나와 최대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며 “다만 한정된 재원상 월별 충전액을 제한할 수밖에 없는 점은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민영 기자 myje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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