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추석 풍속도 달라져
산림조합 예년 2배 넘는 대행신청
벌·예초기 안전사고도 크게 늘어

[충청투데이 홍순철 기자] 추석 연휴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조상 묘 벌초를 대행업체에 맡기는 시민들이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데다가 벌 쏘임·예초기 사고가 끊이지 않자 안전한 벌초 대행을 선택한 것이다.

옥천산림조합은 다음 달 10일까지로 예정된 '벌초 도우미' 접수를 나흘 앞당긴 6일 마감한다고 31일 밝혔다.

현재 340기의 묘소를 벌초해 달라는 신청이 접수됐다. 작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많은 수준인데, 코로나19가 터지기 전 평상시 벌초했던 봉분 150기의 2.3배 규모이다.

이 조합 관계자는 "직영 작업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일손이 모자랄 수 있어 접수를 앞당겨 마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4∼5명의 작업단을 운영하는 영동산림조합도 추석을 앞두고 바빠졌다. 이 조합에는 전날 기준 323건의 벌초 예약이 접수됐는데,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280기와 비교하면 15%가량 증가한 것이다.

이 조합 관계자는 "벌초 신청·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15일까지 접수하면 건수가 작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산림조합도 재작년 170기의 봉분을 벌초했는데 코로나19가 터진 작년에는 250건으로 늘었고, 올해에도 전날까지 260건 접수됐다. 접수는 31일 마감된다.

이 조합 관계자는 "6명의 작업단이 꾸려져 있는데, 올해에는 3명의 인력을 더 확보해 작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벌초가 본격화하면서 벌 쏘임·예초기 사고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8일 영동군 학산면 봉소리에서 30대 남성이 벌초 중 벌에 쏘이고 예초기에 발가락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29일에는 진천군 이월면 신월리에서 벌에 쏘인 5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지기도 했다.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2018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도내에서는 벌 쏘임 환자가 1335명 발생했다. 이 가운데 1020명이 8∼9월에 집중됐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벌떼를 발견했을 때는 차분하게 대피하고 벌에 쏘였을 때는 신용카드 등으로 벌침을 제거하고 쏘인 부위를 물로 깨끗이 씻은 후 병원으로 신속히 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 공주시 반포면 남성의용소방대와 송곡2리 마을주민 35명이 추석명절을 앞두고 송곡2리에 위치한 공동묘지를 찾아 무연고묘 250여기 벌초작업을 실시했다.  공주시 제공
충청투데이DB . 공주시 제공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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