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명 긴박한 여정 마침표
연수원 입구에 환영 현수막

▲ '특별공로자’ 자격으로 입국한 아프칸 현지인들을 태운 버스가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들어서고 있다. 진천=김정기 기자
▲ ‘여러분의 아픔을 함께합니다. 머무는 동안 편하게 지내다 가시길 바랍니다’ 등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진천=김정기 기자

[충청투데이 김정기 기자] 한국을 도왔던 아프가니스탄인과 가족 390명이 진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입소했다.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새로운 선택을 하는 데 희망을 준다는 취지로 이름이 붙여진 ‘미라클(기적)’ 수송 작전이 무사히 완료된 것. 정부와 군이 군 수송기 KC-330과 C-130J를 각각 급파, 이들을 무사히 국내로 데려오며 긴박한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본보 26일 자 1면>

법무부와 진천군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377명, 27일에는 나머지 13명이 정부와 협력해 온 '특별기여자’ 자격으로 입국했다.

절반에 가까운 180여 명이 10세 이하의 어린이로, 정부는 탈레반과의 연관성은 희박하다고 천명했다. 무엇보다 정부를 도운 도의적 책임과 인도주의 원칙을 토대로 이들을 포용, 인권선진국으로서의 국제적 위상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셈. 이는 분쟁지역의 외국인을 대규모로 국내로 이송한 첫 사례가 됐다.

법무부는 직원 등 40명과 민간전문 방역 인력 12명 등 총 59명으로 구성된 ‘생활시설운영팀’을 파견, 체계적인 관리와 함께 종교를 고려한 식단을 제공하고 통역인을 상주시켰다.

아울러 이들을 태운 버스가 이동하는 길목 곳곳에는 ‘여러분의 아픔을 함께합니다. 머무는 동안 편하게 지내다 가시길 바랍니다’ 등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 환영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버스가 인재개발원 입구에 들어서자 강성국 법무부 차관, 최창원 인재개발원장, 이시종 충북지사, 박문희 충북도의회 의장, 송기섭 진천군수, 조병옥 음성군수 등은 손을 흔들어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앞으로 이들은 짧게는 6주, 길게는 8주 가까이 머물며 외부와는 철저히 통제된다. 또 외곽은 경찰기동대의 24시간 순찰이 이뤄진다.

이들의 입국 당일 법무부는 단기방문(C-3) 비자 발급에 이어 곧바로 장기체류가 허용되는 F-1 비자를 부여했다. 이후 임시생활 단계가 지나면 시행령을 개정해 취업이 자유로운 F-2 비자를 허용, 정착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이날 강성국 차관은 인재개발원 입구에서 언론 브리핑을 통해 “따뜻하게 이분들을 받아 주신 진천군·음성 주민 여러분 덕분에 입소를 마치게 됐다”며 “넓은 아량과 포용으로 큰 결정을 해주신 주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민과의 소통 채널을 마련해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덕산읍에 사는 50대 주민 이 모 씨는 “우리 정부를 도와준 이들에게 은혜를 갚는 건 당연하다”며 “그런데도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있어 정부가 제대로 된 관리를 잘해주고 더욱 신경써서 챙겨주길 바란다”고 했다.

진천=김정기 기자 jay00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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