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수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덕분입니다. 송씨로 추정되는 사람을 발견했습니다.”, “생명은요.”, “사망입니다” 피곤에 쌓인 경찰의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지난 15일간 경찰은 실종된 송씨를 찾기 위해 밤·낮·우중·휴일을 가리지 않고 전력투구 하였다. 보은소방서, 속리산국립공원사무소, 보은군청 등 기관의 협조와 수색견을 투입해도 실종자의 행방을 찾을 수 없자 8월 11일부터 민·관 합동 공개 수색을 시작했다. 필자에게 보은경찰서에서 연락 온 시점이다.

실종자는 지난달 30일 속리산 법주사에서 열린 '미디어 아트쇼' 빛의 향연을 보러 간다며 집을 나갔다. 법주사 입구에서 사전 예약되지 않은 관계로 입장을 못하자 되돌아 나왔다. 송씨는 집으로 가지 않고 수정초 입구를 지나 여적암 아래 CCTV를 통과했다가 되돌아 나왔다. 어디서 밤을 보냈는지 확인은 안 되지만 다음날 31일 오후 8시경 다시 여적암 아래 CCTV 앞을 통과하고 나서 행방이 묘연하다는 것이다.

여러 상상이 다가왔다. 왜 산속으로 갔을까? '탈출? 빛 향연을 보기 위해?' 무엇도 단언할 수 없었다. 수요일 먼저 여적암에서 시작하는 북가치 방향을 살펴보았다. 일반적 상식이면 이리로 진행했을 거란 추정이다. 의용소방대 등 주민들도 이곳을 살펴보았다. 용화쪽 CCTV 점검을 의뢰했다. 용화쪽 CCTV에는 포착되지 않는다고 전갈이 왔다. 14일 토요일 충남·북·세종산악구조대원 30여명, 그리고 일요일은 전북산악구조대가 합류해 40여명의 산악구조대원이 수정봉 일대를 집중 수색했다. 혹 '빛 축제를 보기 위한 집착으로 그곳에 올라갔다 실족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론이었다. 별다른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다음주 평일에 발견되지 않으면 주말 묘봉쪽에 집중 수색하기로 하고 헤어졌다. 대한산악구조협회 소속 산악구조대원들은 민간 구조대원들로 각자의 생업이 있어 평일의 활동에는 극히 제한적이다. 그리고 19일 오전 11시 20분경 핸들러의 수색견이 묘봉의 동남쪽 아래 직전거리 500여m 되는 지점에서 송씨로 추정되는 변사체를 발견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가끔씩 산에서 발생하는 실종으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하는 모습을 언론을 통해 보곤 한다. 그때마다 드는 생각이 이제는 우리도 전문 수색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구조대는 현상의 상황을 보고 받고 안전하게 구조 이동을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고, 수색대는 실종자의 심리상태 및 자연지리 등을 파악하여 과학적이고 효율적 수색을 하는데 필요하다. 수색이 이루어지는 동안 경찰 또는 소방 등 본연의 임무를 떠나 수색에 올인해야 하는 비합리적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전문 산악수색요원 양성 및 배치가 필요하다. 생명은 존귀하다. 생명을 찾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은 보은경찰서 관계자, 그리고 산악수색에 전력을 다한 대한산악구조협회 산악구조대원들, 수색기간 내내 성심의 마음을 모아준 속리산 지역주민, 의용소방대, 적십자 봉사대 등 우리 사회의 희망이자 등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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