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죄질 매우 불량 …체포·구속 절차 적법”
회계책임자 벌금형 확정 땐 곧바로 당선무효
내년 3월 대선과 동시에 ‘재선거’ 열릴 수도
재선거 후보군 여야 5~6명 거론 … 행보 분주

▲ 4·15 총선 때 회계 부정 등을 저지른 혐의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더불어민주당 정정순(청주 상당) 국회의원이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내년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북지역의 정치1번지 청주 상당 선거구의 재선거 가능성이 열리면서 벌써부터 여야 출마 예상자들이 거론되는 등 술렁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의원(청주 상당)이 지난해 4·15 총선 당시 회계부정 등 부정선거 혐의를 벗지 못하고 20일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았기 때문이다. 청주지법 형사11부는 1심을 통해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정 의원에게 징역 1년과 추징금 3030만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관련해선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그가 끝내 사법부의 칼끝을 피하지 못할 경우 내년 3월 대선과 동시에 청주 상당에서는 재선거가 치러진다. 정 의원의 항소 여부는 안갯속이다. 이날 그는 재판이후 항소 여부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재판부가 정 의원을 고발한 회계책임자 A씨에게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점도 정 의원의 정치적 거취에 변수로 등장한 상태다. 즉 정 의원이 항소해 무죄를 받더라도 회계책임자 A씨가 항소를 포기하면 정 의원의 국회의원직은 상실된다. 앞서 A씨는 항소 포기 의사를 수차례에 걸쳐 밝혔다.

현재로선 도내 정치적 상징성이 가장 큰 청주 상당 선거구에서 민주당의 원인제공으로 인한 재선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 정치권은 이래저래 분주한 모양새다. 먼저 민주당은 전전긍긍이다. 민주당 탓으로 혈세를 들여 재선거를 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맥락에서 청주 상당이 전통적으로 정치적 상징성이 큰 1번지라며 만일 재선거시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에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돈다. 민주당 지지층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변할 것 같지 않았던 지지율 40%가 오르 내리는 등 민주당이 희소식을 알려도 시원찮은 상황에서 정정순 의원이 낙마할 경우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개탄했다.

민주당 출마 예상자로는 장선배 도의원(11대 전반기 의장), 김형근 전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이현웅 서원대 석좌교수 등이 꼽힌다. 일각에서는 도지사 예비주자로 거론되는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전격적으로 청주 상당에 차출될 수도 있다고 내다본다. 청주 상당 선거구의 무게감이 1석 이상이라는 이유에서다. 즉 대선에서 악재가 될 수 있는 상당 재선거에서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국민의힘 충북도당은 파상공세를 시작했다. 1심 판결 직후 도당은 성명을 내고 "정정순 의원은 청주시민에게 석고대죄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노영민 실장의 청주 상당 출마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적잖다. 민주당내 경쟁력을 갖춘 도백(道伯)주자가 없다는 게 기저에 깔려 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정우택 충북도당위원장이 옛 지역구인 청주 상당으로 복귀해 재선거 링에 오를 가능성을 유력하게 점친다. 정 위원장은 19~20대까지 상당에서 금배지를 달았던 전 4선 의원이다. 정 위원장은 지사 출마 후보군에도 이름을 올렸지만 정우택 위원장 지지층 일각에서는 "정우택 전 의원은 중앙정치를 통해 충북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한다. 정우택 위원장은 충청투데이와 통화에서 "많은 주민들이 상당으로 돌아오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지만 거취에 대해선 함구했다.

만일 노영민 전 실장 또는 정우택 위원장이 청주 상당 출마를 선택하면 대진표가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여야 모두 도지사 선거전 작전을 새로 짜여 할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전망도 흘러나온다. 민주당을 탈당하고 23일 국민의힘 입당 예정인 오제세 전 의원이 청주 상당으로 출마로 방향을 잡을 수도 있다는 게 골자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치는 생물"이라며 "오제세 전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할 줄 누가 알았느냐. 상당 출마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충북도당 박한석 수석대변인도 '청주권 젊은피 수혈론' 속에 출마 예상자 물망에 올랐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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