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내 코로나 확진자 줄지 않아
초과근무 시간 2배 이상 늘어나
2년 동안 442명 공무원 휴직·사직
기간제 인력 투입됐지만 한시적
“휴가? 주말이라도 푹 쉬었으면…”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여름휴가요? 매일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업무가 밀려드는데 꿈도 못 꾸죠. 주말이라도 한 번 푹 쉬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충청권 보건소 인력들이 벼랑 끝 사투를 벌이고 있다.

최근까지도 지역 내 코로나 확진자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코로나 사태 이후 극심한 업무 과중을 겪고 있는 일선 현장의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22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보건소 인력의 초과근무 시간은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은 12.2시간→32.2시간, 세종 19.5시간→27.7시간, 충남 19.8시간→32.3시간으로, 충청권 전역에 걸쳐 보건소 초과 업무량이 급증한 모양새다. 특히 충북 보건소 인력의 경우 2019년 9.7시간에서 지난해 37시간으로 3배 이상 초과근무 시간이 증가했다.

실제 지난 2년 여(2020~2021년 5월 31일) 동안 과도한 코로나 관련 업무로 442명의 충청권 보건소 공무원들이 휴직·사직하기도 했다.

지역 한 보건소 관계자는 “아침에 코로나 검사를 받으면 오후 늦게 결과가 나오는데, 시간 내에 업무를 하려면 야근을 할 수밖에 없다”며 “역학조사 후 밀접 접촉자들에게도 밤 12~1시까지 연락을 해야 한다. 너무 늦어서 더 이상 전화를 못 할 때가 돼서야 퇴근한다”고 토로했다.

친인척 모임발로 인해 초등학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된 가운데 28일 오후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초등학교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해당 학교 학생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부모들과 함께 길게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지난해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초등학교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해당 학교 학생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부모들과 함께 길게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충청투데이 DB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아산시보건소 직원이 과로로 실신해 인근 병원에 옮겨져 안정을 취하고 있다. 사진은 아산시보건소 선별진료소. 아산시 제공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아산시보건소 직원이 과로로 실신해 인근 병원에 옮겨져 안정을 취하고 있다. 사진은 아산시보건소 선별진료소. 아산시 제공

이런 가운데 최근 각 보건소 별로 한시 기간제 인력이 투입돼 선별 진료를 돕는 등 고질적인 인력난이 다소 해소됐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역학조사 등의 경우 정규직 공무원이 필요한 까닭에 한시 인력으로는 완전한 인력난 타파가 어렵다는 한계점에 봉착했다.

연일 지역 내 코로나 확진자와 검사가 필요한 인원들이 보건소로 물 밀 듯 쏟아지고 있지만, 계속되는 인력 부족 문제에 일선 의료 현장은 사실상 여름휴가를 꿈도 못 꾸는 실정.

때문에 보건소 인력의 근무환경, 처우 개선과 더불어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방역 지침 준수가 절실한 시점이다.

김주연 대덕구보건소장은 “확진자가 한 명 발생하면 그에 대한 역학조사가 24시간 내에 완성돼야 감염병이 퍼지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어 그야말로 ‘시간 싸움’이다”라며 “실제 확진자 동선을 확인해보면 바로 검사소에 오지 않고 병원을 2~3곳 내방하다가 뒤늦게 검사하는 경우가 많아 며칠 사이에 동선이 쌓이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몸살 등 평소와 다른 몸 상태라면 초기에 코로나 검사를 받고, 확진 시 신속한 격리와 조치를 취해야 전방위적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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