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연 천안와촌초등학교 교장

여전히 아침마다 휴대전화에 뜨는 확진자 문자를 보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코로나 종식이 신기루처럼 보이다가 다시 멀어지고를 거듭하면서 잠시 거쳐 가리라 생각했던 긴 바이러스의 사막 길은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게 했고, 절망과 실의에 빠지게도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로 절망과 실의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노력, 아니 희망의 말 한마디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우리 아이들은 이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장하게 어려움을 견뎌내고 있는 모습이 대견하고 안쓰럽기까지 하다. 세상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행복한 삶을 위한 희망의 불은 꼭 켜야 한다. 희망과 용기,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나오는 파파게노가 연상된다. 파파게노는 연인인 파파게나가 죽자 같이 죽으려 마음먹었으나, 천사의 도움으로 희망과 용기를 갖고 다시 힘을 내어 남은 삶을 행복하게 살았다. 여기에서 유래한 파파게노 효과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베르테르 효과와 반대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 교육에서는 어떤 파파게노 효과가 필요할지 생각해 본다. 세간에 나오고 있는 말 중에 ‘코로나는 종식이 안 될 것이다.’, ‘마스크를 벗는 세상은 다시는 없을 것이다.’ 등의 말들은 안 했으면 좋겠다. 설상 그렇게 된다고 해도 말이다. 우리 인간의 삶과 교육은 기대하고 희망을 품으며 산다는 것이 비슷하다. 기대하고 바라는 마음이 큰 만큼 소망이 이뤄지고 자신의 꿈이 이뤄질 가능성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을 인정하고 믿어주며, 그들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기대하며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빌 게이츠는 어릴 적 무슨 일이든 쉽게 싫증내고, 끈기 있게 꾸준히 하지 못하는 아이였다 한다. 그의 어머니는 그런 그에게 잔소리를 하고 꾸중을 했으나 이후 마음을 바꿔 아들의 생각을 인정해 주고 그의 결정과 판단, 그리고 그가 하는 일을 존중해 주게 된다. 그 후 그는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하며, 행동해 자신이 하는 일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그것이 바탕이 되어 그가 세계적인 인물이 될 수 있었다.

이처럼 기대를 품고 목표를 향해 나가는 간절한 마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아주 중요하다. 요즈음 아이들은 이런 간절함이 부족하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역사학자 토인비는 역사 속의 승리는 절박감에서 이뤄냈고 패배는 과거의 영화에 대한 향수에서 온다고 했다. 집시에게 소매치기를 당한 육상 선수 벤 존슨이 간절함과 절박감으로 뛰어가는 그 집시를 도저히 따라잡지 못했다는 일화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이들에게 자기가 원하는 것을 전심으로 갈구하고 원하고 노력하면 꿈과 목표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어른들이 아이들을 희망과 긍정으로 기대한다면 아이들은 더 크게 성장할 것이며, 우리 아이들에 대한 기도와 염원은 그것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달될 것이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부모가 갖는 자녀에 대한 높은 기대와 믿음은 아이들에게 동기를 불어넣어 주고 성취가 높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어려운 시기에 교육에서의 파파게노 효과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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