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대전 ‘노잼도시 탈출’ 프로젝트] 16편- 대전 공방투어

 

[충청투데이 전민영 기자] 숨 쉬기도 버거운 폭염이 찾아온 이번 여름. 살을 태울 듯한 햇볕에 많은 이들이 실내 놀거리를 찾고 있다. 매일 가던 식당, 카페를 떠나 새로운 활동을 찾는 이들이 발길을 돌리는 곳이 바로 공방이다. 도자기, 마카롱, 빵, 반지, 지갑, 가방, 장식품, 악세사리 등 그 종류도 다양해 입맛대로 체험도 가능하다.

손재주가 없는 일명 ‘똥손’이어도 걱정마라. 공방에서 운영하는 ‘원데이클래스’를 수강하면 강사의 도움을 받아 1~3시간 만에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 이번에 충청투데이 ‘대전 노잼도시 탈출’ 프로젝트팀은 대전 곳곳에 숨어있는 실내 공방들을 둘러본다. <편집자주>

 

대전 동구 자양동에 위치한 모도립도예공방. 사진=박효진 인턴
대전 동구 자양동에 위치한 모도립도예공방. 사진=박효진 인턴
대전 동구 자양동에 위치한 모도립도예공방. 사진=박효진 인턴
대전 동구 자양동에 위치한 모도립도예공방. 사진=박효진 인턴
대전 동구 자양동에 위치한 모도립도예공방. 사진=박효진 인턴
대전 동구 자양동에 위치한 모도립도예공방. 사진=박효진 인턴

◆내가 만드는 아기자기한 그릇 ‘모도립도자예술공방’
우송대 후문 인근의 한 오르막길에 작은 문이 있다. 도예를 배울 수 있는 모도립도자예술공방이다. 문을 열고 굽이굽이 계단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동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의 토끼 굴에 들어가는 기분이다. 좁아보였던 입구와 달리 들어가는 순간 펼쳐지는 넓은 지하 공방이 현실과는 다른 세계로 온 듯한 느낌을 준다.

모도립 공방의 클래스는 총 4가지로 구분된다. 작업에 따라 △흙 물레작업을 할 수 있는 물레체험 △손으로 도자기를 만들 수 있는 핸드빌딩체험 △완성된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 꾸미는 핸드페인팅 체험 △완성된 도자기에 전사지(스티커)를 붙여 꾸미는 전사수업 등으로 구성됐다. 손으로 흙을 만져 도자기를 직접 만들 수도 있고, 손재주가 없다면 이미 만들어진 컵과 그릇에 내 창의력을 맘껏 발휘할 수도 있는 것.

본사 기자들이 모도립도예공방에서 도자기 밑면을 만들고 있다. 사진=박효진 인턴
본사 기자들이 모도립도예공방에서 도자기 밑면을 만들고 있다. 사진=박효진 인턴

똥손이라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 시대 수많은 똥손들을 위해 수업을 참 쉽고도 재밌게 구성돼 있다.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적당량 흙을 덜어 만두피 밀듯 밀어 도자기 바닥면을 만들어 준다. 어린 시절 명절마다 만두피를 밀었던 팔 힘이 이렇게 쓰인다.

본사 기자들이 모도립도예공방에서 도자기 옆면을 세우고 있다. 사진=박효진 인턴
본사 기자들이 모도립도예공방에서 도자기 옆면을 세우고 있다. 사진=박효진 인턴
본사 기자들이 모도립도예공방에서 도자기를 빚고 있다. 사진=박효진 인턴
본사 기자들이 모도립도예공방에서 도자기를 빚고 있다. 사진=박효진 인턴

그릇의 바닥면을 평평하게 만들었으면 이제 옆면을 세울 차례다. 흙으로 가래떡을 만들어 돌돌 말아 쌓아 올리는 ‘코일링’ 작업을 해주면 된다. 코일링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일정하게 두께를 내는 것도, 꽈배기 말 듯 양손을 엇갈려 말아주는 것도 은근히 어렵다. ‘왼손과 오른손의 악력이 이렇게나 불균형하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자세교정 욕구가 생길 정도. 가래떡처럼 길게 만든 흙을 바닥 옆면에 올린 후, 살살 문질러 흔적을 지워주면 그릇의 옆면이 된다.

‘찐’ 도예작업을 체험하고 싶다면 물레체험을 해보자. 연인이라면 영화 ‘사랑과 영혼’ 속 남, 녀 주인공의 물레작업 장면을 흉내내보는 것도 좋다. 실제로 공방을 찾은 연인 대다수가 그 장면을 흉내 내본다고 한다. 손끝에 닿는 흙의 감촉이 생각보다 부드럽고 촉촉하다. 도자기를 빚다 보면 온갖 잡생각과 번뇌가 사라지는 이유다. 현실에서 짊어지고 있던 걱정과 고민을 잠시 내려놓고 아무 생각없이 흙을 만져보는 건 어떨까.

원데이클래스를 통해 약 1시간만에 완성된 도자기. 사진=박효진 인턴
원데이클래스를 통해 약 1시간만에 완성된 도자기. 사진=박효진 인턴
원데이클래스를 통해 약 1시간만에 완성된 도자기. 사진=박효진 인턴
원데이클래스를 통해 약 1시간만에 완성된 도자기. 사진=박효진 인턴

조선주 모도립도자예술공방 대표는 “손재주에 상관없이 쉽고 재밌게 도자기를 만들 수 있다”며 “사람들이 도예를 보다 친숙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 둔산동에 위치한 다즐링센트. 사진=박효진 인턴
대전 둔산동에 위치한 다즐링센트. 사진=박효진 인턴
대전 둔산동에 위치한 다즐링센트. 사진=박효진 인턴
대전 둔산동에 위치한 다즐링센트. 사진=박효진 인턴
대전 둔산동에 위치한 다즐링센트. 사진=박효진 인턴
대전 둔산동에 위치한 다즐링센트. 사진=박효진 인턴

◆나만의 향기 담은, 나만의 석고방향제 '다즐링센트'
둔산동에 위치한 한 상가 1층에 아기자기한 소품샵이 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향긋한 냄새가 난다. 여느 소품샵과는 다르구나, 싶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석고방향제를 만드는 공방이다. 석고형 방향제는 사무실, 거실, 화장실 등에 어디든 올려놓으면 향기 내는 편리한 방향제다. 최근엔 많은 이들이 차량용 클립을 부착해 자동차 에어컨에 부착하곤 한다.

본사 기자들이 다즐링센트에서 석고방향제를 제작하고 있다. 사진=박효진 인턴
본사 기자들이 다즐링센트에서 석고방향제를 제작하고 있다. 사진=박효진 인턴
본사 기자들이 다즐링센트에서 석고방향제에 채색을 하고 있다. 사진=박효진 인턴
본사 기자들이 다즐링센트에서 석고방향제에 채색을 하고 있다. 사진=박효진 인턴

진정한 똥손이라면 석고방향제 체험을 추천한다. 도예보다 더 쉽다. ‘흰 천과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어’ 2030세대는 다 아는 유행어처럼 저울과 손가락만 있으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

다양한 모양 중에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고르고, 방향제에 들어갈 향을 고른다. 비누향, 베이비파우더향, 스킨향, 과일향 등 취향 따라 고를 수 있다. 코를 킁킁대며 신중하게 향을 고르고 나면 본격적으로 만들기가 시작된다. 종이컵을 저울에 올려놓고 무게를 맞춰 물, 석고가루, 향, 올리브리퀴드 등 재료를 넣고 잘 섞는다. 미리 고른 실리콘 몰드에 부으면서 살짝살짝 만져 기포만 빼주면 절반은 끝났다.

원데이클래스를 통해 약 2시간 만에 완성된 석고방향제. 사진=박효진 인턴
원데이클래스를 통해 약 2시간 만에 완성된 석고방향제. 사진=박효진 인턴

이제 가장 중요한 채색. 모양이 잡혀 나왔다면 이제 예쁘게 색칠해 생기를 넣어줄 차례다. 물감을 묻혀 야금야금 바르다 보면 방향제에서 흘러나오는 향기가 코를 찌른다. 향도, 색도 아름다운 석고방향제가 완성되면 내 기분도 좋아진다. 이번 주말엔 내가 만든 아기자기한 방향제로 내 공간까지 향긋하게 만들어 보는 게 어떨까.

전민영 기자 myjeon@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