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점수 위주 전공 선택 원인
단기 아르바이트로 적성 찾아
취준생 44% “기업 보단 직무”
대학, 진로 프로그램 도입해야

[충청투데이 최정우 기자] #. 지역소재 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는 4학년 취준생 강모(27) 씨는 최근 A프랜차이즈 가맹본부에서의 단순 사무업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웃음을 잃지않고 있다. 비록 단순 아르바이트지만 '경영·인사' 부서에 매력을 느끼며 틈틈히 직원들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있다. 그는 “비록 문서를 정리하고 서류를 스크랩하는 단순업무지만 간접경험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고 있다”며 “이 업무에 관심이 생길 줄 알았다면 관련 학과에서 제대로된 전공수업을 들어 볼 걸 아쉽다”고 말한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기 위해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경험해보는 지역 취업준비생들(이하 취준생)이 늘고 있다.

대학에서 평균 4~6년 가량 전공을 공부하며 학사자격을 취득했지만, 정작 자신의 진로를 찾지 못한 취준생들이 '단기 아르바이트'를 통해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고 있는 것이다.

5일 아르바이트 대표 포털 알바몬과 각종 채용공고 사이트에 따르면 취준생 10명 중 8명 이상이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데 가장 참고하는 항목으로 '직무 중심'의 아르바이트를 꼽았다.

세부적으로 진로 선택에 참고하기 위해 근무했던 아르바이트 기업을 조사한 결과(복수응답) '기업은 상관없이 취업하고 싶은 직무로 일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한다는 답변이 응답률 44.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취업하고 싶은 업계의 기업(24.1%) △일반 중소기업(17.5%) △취업하고 싶은 기업(15.6%)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봤다는 응답자 순이었다.

이는 취준생들이 사회인(직장인)으로서 첫 단추 잘 꿰기 위해 '급여'보다 '경험을 통한 직무 적성찾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상황이 이러하자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은 수능점수에 대학을 선택하고 전공을 택하는 입시구조의 폐허라는 지적을 내놓는다.

지역 일자리센터 관계자는 “대부분의 취준생들이 고등학교에서 대학을 진학할 때,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염두하지않고 수능성적에 맞춘 대학교와 전공을 선택하다보니 결국 졸업에 임박해서야 적성에 맞는 ‘진짜 직업’을 찾기위해 아르바이트를 물색하고 있다”며 “대학에서도 ‘취업률 1등 대학’ 등의 그럴듯한 수식어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학기 중이나 방학때 재학생들이 직장체험을 통해 실무를 접해볼 수 있는 진로 연계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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