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주부들로 구성… 30평 공간에 옹기종기

중년의 나른한 일상을 그림으로 풀어가는 모임이 있다.

이들은 지난 2001년 6월 화가 최평곤씨의 도움으로 당진읍 향군회관 3층에 채운화실이라는 문화공간을 마련해 삶과 가정을 살찌우고 있다.

권혁미, 박유순, 손인자, 이준희, 조명숙, 차성영, 차의국 회원 등 7명의 그림모임 '채운회'이다.

30평 남짓한 공간에 옹기종기 모여 화폭에 그림을 담는 이들의 얼굴에는 주부들이 은연 중 가질 수 있는 나른함 대신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37∼46세 사이의 중년 주부들로 구성된 이들은 매일 반복되는 남편 출근 준비와 아이들 뒷바라지 등 가사일로 쌓인 스트레스를 그림으로 해소하고 있다.

집안일을 부지런히 마친 후 오전 10시30분에서 오후 4시까지 이곳에 모여 그림에 몰두한다.

물론 그림만 그리는 것은 아니다.

틈나는 대로 책도 읽고, 차도 마시고, 선후배 사이의 대화로 고민도 해결한다.

임대료는 공동부담하고 개인작업 하는데 드는 비용은 각자가 부담한다.

1년에 한번씩은 작가들의 전시회를 견학하기도 하고, 계절이 무르익어갈 즈음엔 야외에 나가 스케치를 하기도 한다.

또 채운화실은 삶이 나른한 주부들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돼 있다.

이준희(37) 회원은 "반복되는 가사일로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주부들이 채운화실에 나오면 웃음을 되찾게 된다"며 "그림을 배우는 재미, 한 작품을 마쳤을 때의 성취감, 조용한 음악과 틈틈이 마시는 차 한잔, 언니들과의 대화를 통한 고민 해결 등 더없이 소중한 공간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겨울동안 이들이 완성한 작품 12점으로 10일부터 31일까지 당진읍 갤러리 진에서 '겨울이야기'란 주제로 채운회 창립전을 개최, 지역 문화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의 356-1999? <唐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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