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둔산초등학교
학생 흥미·관심 위주 ‘과정중심’ 평가
15명 외부 전문가 초청 교사 역량 강화
교사들 경험·고민 녹여낸 자료집 발간
글짓기·그림대회 통해 흥미·관심 찾아
교사-학생-학부모 간 ‘배움 성장 카드’
일년에 4차례 소통… 학생 성장 자양분

▲ 학생들이 책 전시장에서 1회용장갑을 끼고 책을 읽고 있다.
▲ 등교수업에서 학생들이 손에 카드를 들고 발표하고 있다.
▲ 전문가 초청 연수를 교실에서 원격으로 받는 모습. 대전둔산초 제공
▲ ▲‘교사 수준 교육과정 및 교사별 과정중심 평가’ 자료집
[충청투데이 최정우 기자] 대전둔산초등학교는 교육가족 모두가 공동체로 하나 되는 배움의 숲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이하 코로나)로 학생의 학력 저하 및 학력 격차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제대로 평가할 수 있도록 교사와 학생·학부모·전문가가 함께 부지런히 숲을 일구고 있다. 무더운 여름의 한가운데에서 우리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줄 푸르른 숲, 배움의 숲을 찾아간다.

<편집자주>

◆전문가와 함께… 교사 역량 강화를 위한 전문가 초청 연수

대전둔산초 교사들은 잘 가르치기 위해 고민한다. 학생들이 배움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갖도록 다양한 평가 방안을 강구한다. 작년부터 학생들의 공부하는 과정을 잘 평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과정중심 평가에 대해 일가견을 갖고 있는 교수와 교장 및 장학사를 초빙했다. 과정중심 평가의 배경과 이론 그리고 현장에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가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 교사들은 학생들을 제대로 평가하고 싶어한다. 가르치며 배운다고, 학생들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도록, 교사들은 배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교과 지도에 대한 역량 강화를 위해 2년간 15명의 외부 전문가를 초빙했다. 글쓰기와 운동 지도 방법부터 다문화와 세계시민교육, 음악 지도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시야를 넓히고 있다. 연수는 코로나에 따른 밀집도 완화를 위해 대면과 온라인으로 병행했다. 강의 장면이 자동 송출되는 교실 크기의 '온라인 스튜디오'에는 8명만 참석했고, 다른 교사들은 교실에서 줌(zoom)을 통해 연수를 받았다.

◆교육과정과 함께… 가르치는 학생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수업과 평가도 연결해 주는 교육과정 재구성

여행할 때에 내비게이션이 있으면 모르는 길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다시말해 교사들에게 내비게이션은 많은 전문가들이 공들여 만든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학생이 각 교과별로 학습을 통해 도달해야 할 성취기준과 핵심역량이 담겨있다. 둔산초 교사들은 학생들이 성취기준을 효율적으로 도달할 수 있도록 학생들의 특성과 수준을 고려해 가르칠 내용을 재구성했다. 이렇게 교사 한 명 한 명의 경험과 고민을 녹여 ‘교사 수준 교육과정 및 교사별 과정중심 평가’ 자료집도 만들었다.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이 교실마다 새롭게 해석되어 대전둔산초만의 교육과정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아울러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교사들은 집단지성을 발휘한다. 학년별로 상호 협력을 바탕으로 하는 ‘학년별 협의체’를 꾸려 운영하고 있다. 교사들은 재구성한 교육과정과 각자가 개발한 평가도구를 함께 살핀다. 협의를 거쳐 수업에 실제로 적용해 본 후 소감을 나누며 알찬 수업, 행복한 교실을 만들기 위해 한 발 한 발 내딛고 있다.

◆학생과 함께… 학습결손이 생기지 않고 잘 배울 수 있도록 도우며 기초학력을 튼튼히 하는 과정중심 평가

학생들은 수업의 주인공이다. 교사의 평가도 학생의 학습을 돕는 수단이다. 학습에 자신이 없는 학생은 결과중심 평가 체계에서는 자칫 상대방과 비교되어 수동적이고 의기소침해질 수 있다. 반면 과정중심 평가에서는 학생 개인의 성취도가 중요하다. 교사는 수업 과정에서 학생의 배움 및 변화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수시로 상찬을 한다. 학생은 스스로의 배움을 확인하고, 동료들과 피드백도 주고받는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수업 시간에 주어진 학습요소를 해결한다.

대전둔산초에서는 학생들이 위축되지 않도록 코로나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다양한 대회를 실시하고 있다. 학생들은 타고난 소질과 흥미가 다르고, 욕구와 희망도 다르다. 그러기에 한 명 한 명의 학생을 위한 맞춤형 교육 못지않게 학생들이 꿈과 끼를 맘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학생들은, 달리기 대회를 비롯하여 줄넘기 대회, 흡연예방 사행시 짓기 대회, 무궁화·태극기 그리기 대회, 노래 개사하기 대회, 꿈·끼 자랑동영상 발표대회, 학년별 축구대회, 편지쓰기 대회, 독후감 대회, 나만의 책쓰기 대회를 통해 자신의 흥미와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가고 있다.

◆컨설턴트와 함께… 숲에서 길을 잃지 않고 발전적인 방향을 찾기 위한 컨설팅

최근에는 노하우 못지않게 필요한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그 정보를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는 노웨어(know where)가 중요하다. 대전둔산초에서는 올바른 평가를 하기 위해 외부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민다. 교육전문직으로 구성된 컨설턴트에게 여러 차례 질문하며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 대전시교육청은 물론 교육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타·시도 평가 전문가들에게도 도움을 받았다. 대전시교육청과 교육부에서 추진하는 연수 및 컨설팅에 많은 교사가 줌(zoom)으로 참여하며 학생평가가 올바른 길로 가는지를 점검했다. 둔산초 교사들은 이렇게 숲에서 길을 헤매지 않기 위해, 돌다리도 두드리며 걷는 심정으로, 궁금한 내용에 대해서는 수시로 자문을 받는다.

◆학부모와 함께… 배움에 대해 함께 꿈꾸며 소통하기 위한 배움과 성장 카드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이 학교와 가정이 원활하게 소통할 때에 학생들의 학력은 배가 된다. 대전둔산초에서는 선생님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배움과 성장 카드'를 제작했다. A4용지 4면으로 구성된 카드에는 학생들의 교과별 평가 내용 및 성취 결과 그리고 학생 개인별로 도움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교사의 재지도 내용이 담겨있다. 학생은 스스로 자신의 배움 과정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성장을 위한 다짐을 글로 쓰거나 그림으로 표현한다. 학부모는 자녀의 변화된 모습을 칭찬의 글로 격려하고, 자녀와의 대화를 통해 다음 계획을 세우면서 자녀의 성장을 적극 응원한다. 1년에 4차례 주고받는 배움과 성장카드를 통해 학교와 가정은 더욱 긴밀하게 이어지고 있다.

박종용 대전둔산초 교장은 “미국 레드우드 국립공원에는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인 100m 이상의 레드우드(redwood)로 꽉 차 있다. 뿌리가 겨우 3m밖에 안 되는데도 긴 세월을 견디며 클 수 있는 것은 다른 나무의 뿌리들과 서로 얽혀 연결됐기 때문”이라며 “우리 학교에서도 교사와 학생·학부모·전문가가 어우러져 학생들의 학력에 누수가 생기지 않도록 전념하고 있다. 한 사람의 열 걸음이 아닌, 열 사람의 한 걸음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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