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개정안 내달 통과 의사
與野, 올 상반기 처리 약속에도
상임위원장 문제로 물거품 경험
정치권·시민단체 불신 높아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국회법 개정안의 내달 처리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지역 정치권은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은 19대 대선 과정에서 여야 모든 후보의 약속이었으나 국회법 처리 지연을 이유로 차일피일 미뤄진 경험이 있어서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 원내대표가 운영위원장을 맡아온 관례에 따라 새롭게 선출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법 개정안의 내달 처리를 약속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8월 국회에서 법사위의 기능을 제한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처리하고 식물국회, 동물 국회란 구태가 더 이상 국회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임 운영위원장인 윤 원내대표가 국회법 처리 의사를 밝히면서 국회 세종의사당 설립을 위한 국회법 개정안 처리에 청신호가 켜졌다.

세종시 균형발전지원센터는 지난달 23일 시청 행정수도 완성 홍보전시관에서 이춘희 세종시장과 이태환 세종시의장, 주민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를 담은 국회법 개정을 요구하는 민·관·정 결의대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세종시 균형발전지원센터는 지난달 23일 시청 행정수도 완성 홍보전시관에서 이춘희 세종시장과 이태환 세종시의장, 주민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를 담은 국회법 개정을 요구하는 민·관·정 결의대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그동안 여야는 국회법 개정안 통과에 공감대를 나타냈지만, 운영위원장과 상임위원장의 공석을 이유로 처리가 늦어졌다.

발목을 잡아온 운영위원장과 상임위원장 배분이 사실상 완료되면서 더 이상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미룰 명분이 없어졌다.

운영위원회가 정상 가동되면 소위에 계류 중인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법안인 국회법 처리는 소위를 거쳐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를 넘어서면 마무리된다.

민주당 2건, 국민의힘 1건 등 3건의 국회법 개정안 '병합 심사'도 필요하다.

법안은 민주당 홍성국(세종 갑) 의원 외 79명 법안과 박완주(천안을) 의원 외 9명 법안, 국민의힘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의원 외 9명 법안 등 3건이 제출돼 있는 상태다.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은 내달 국회법 개정안 처리에 환영하면서도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고 있다.

지역의 경계에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자리 잡고 있어서다.

앞서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147억 원의 국회 세종의사당 설계비를 확보하고 여야 모두 올 상반기 처리를 약속했다.

하지만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 등을 놓고 여야가 샅바싸움을 벌이느라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국회 운영위원장' 선출 지연,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의지' 부족이란 남 탓으로 국회법 개정안 처리는 공전 상태에 머물렀다.

국회 후반기 법사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게 넘기기로 한 여야 지도부 협상 결과를 놓고 민주당 안팎에서 반발이 거센 점도 불안 요소다.

민주당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에는 윤 원내대표를 향해 사퇴하란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상임위원장의 재배분 문제가 민주당 내에서 잘 봉합되지 않는다면 세종의사당 문제는 대선 정국의 격랑 속에 휘말려 또다시 정략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운영위원장만 선출되면 여당 단독으로라도 정기국회 전 통과를 약속한 만큼 현재로선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방해할 변수는 없어 보인다"면서 "지난 대선부터 약속한 세종의사당 이슈가 아직까지 처리되지 않은 만큼 불안한 점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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