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비 불균형 해소 … 양성평등 실현”
내달부터 시범 운영 … 올해 말 정식 시행
당직실 근무환경 개선 … 근무만족도 제고

[충청투데이 송휘헌 기자] 청주시 남녀직원 통합숙직 시범운영이 다음달부터 시작된다.

청주시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남녀직원 통합 숙직 전면시행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전면시행 시범운영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모든 일수를 통합숙직으로 진행하며 일부는 여성만 숙직하는 형태도 운영한다.

앞서 시는 통합 숙직 전면시행 시범운영을 위해 지난주 임신, 단독 육아 등 당직에 서기 어려운 직원에 대한 사전 조사를 진행했다. 이 조사에서 직원 40여명이 신청했으며 이들은 일직 근무에 우선 배정할 계획이다.

시는 오는 8월 말까지 시범운영이 종료하고 9~11월 직원의 의견청취 등으로 개선사항을 마친 뒤 빠르면 올해 연말, 이르면 내년 초쯤 전면시행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통합숙직 시범운영에 직원들 반응이 나쁘지 않다”며 “통합숙직의 필요성에 대해 성별을 떠나 직원들이 공감·동의하는 분위기지만 완벽을 기하기 위해 마지막 의견청취 뒤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는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매주 목요일마다 남녀직원을 혼합편성한 숙직을 운영하고 있으며 의자 교체, 이동식 블라인드, 냉장고 등의 편의물품을 구비해 당직실 환경개선을 했다.

두 달간 시범운영 당직에 참여한 남녀 공무원 모두 큰 불만을 보이지 않았다. 일부는 본청 통합숙직은 여성공무원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시청 여성공무원 A씨는 “숙직을 하기 전에는 주취자 등 위험요인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며 “밤을 새우는 것이 피곤한 건 사실이지만 못할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본청 통합숙직은 숙직실에 재난상황실도 안쪽에 마련돼 있고 운전원도 있어 여성공무원만 당직을 서도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가림막 등을 마련해줬는데 근무에 가림막을 사용한다는 것도 이상하고 큰 필요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남성공무원 B씨는 “이성 간의 당직을 서면 서로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건 처음보는 남성직원과 근무해도 마찬가지”라며 “근무는 근무일뿐이고 오히려 역할분담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장점도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의견을 냈다. 또 “통합숙직은 바뀐 사회 분위기에 대한 양성평등의 실현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직이 잦아 업무에 차질이 생길까 봐 다음날 보장하는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일을 한적도 있는데 좀 더 당직 주기가 길어진다면 그런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통합숙직은 여성의 공직진출 증가로 당직부담 불균형에 따라 시작됐다. 청주시 여성공무원은 주말, 공휴일 등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는 '일직' 근무를, 남성공무원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근무하는 '숙직' 근무를 하고 있다. 특별한 휴일이 없는 경우 한주에 여성공무원은 일직 근무를 2번, 남성공무원은 일직근무를 7번 해야 돼 숙직 주기 대비 일직 주기 편차가 최대 4.5배의 차이를 보인다. 이에 따른 업무공백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실정이다.

특히 통합숙직 시범운영이 본청만 진행돼 구청에 도입에 대해서도 직원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가 지난 4월 조사한 숙직 대비 일직 주기 비율 현황을 보면 △상당구청 4.5배 △청원구청 4.3배 △본청 3.1배 △서원구청 2.4배 △흥덕구청 2.1배로 나타났다.

청주시 공무원 현황을 살펴보면 현재 총원 3198명 중 남성 1636명(51.2%), 여성 1562(48.8%)으로 집계돼 지난 2018년 6월 기준 총원 2970명 중 남성 1717명(57.8%), 여성 1253(42.2%)로 나타나 2년 전보다 여성공무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직급별로는 △9급 남성 271명(44.4%), 여성 340명(55.6%) △8급 남성 228명(39.2%), 여성 353명(60.8%) △7급 남성 408명(50.3%), 여성 403명(49.7%) △6급 남성 580명(57.4%) 여성 431명(42.6%) △5급 남성 129(80.1%), 여성 32명(19.9%) △4급 남성 20명(87%) 여성 3명(13%)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20대 남성 248명(34.3%), 여성 476명(65.7%) △30대 남성 421명(45.9%), 여성 496명(54.1%) △40대 남성 435명(56.5%), 여성 335명(43.5%) △50대 남성 521명(67.5%) 여성 251명(32.5%)로 나타나 20~30대 여성직원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시의 20~30대 직원은 1641명으로 전체의 51%를 차지하고 있으며 남성 669명(40.7%) 여성 972명(59.3%)의 성비를 보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성비불균형 격차를 해소하고 근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당직 근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사업이 완료돼 본청이 시작하면 구청도 자연스럽게 준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숙직근무는 숙직사령(팀장 6급), 숙직원 2명(무보직 6급 이하), 운전원(운전직), 청원경찰로 구성된다.

송휘헌 기자 hhso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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