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0분의 1 수준 … 폭염 속 녹조는 확산
고온속 조류경보 관심단계 근접 … 태풍도 변수

[충청투데이 홍순철 기자] 장마가 예년보다 짧아지면서 해마다 이맘때면 대청호에 만들어지던 거대한 쓰레기 섬을 올해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그러나 기온이 연일 30도를 웃돌면서 보은 회남수역을 중심으로 녹조가 번지는 등 수질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14일 한국수자원공사 대청댐지사에 따르면 이날까지 대청호에 유입된 부유물은 1600㎥ 가량이다.

지난 3일 시작된 장마가 이달 19일께 끝날 것으로 예보되면서 대청댐지사는 쓰레기 걱정을 다소 덜게 됐다. 이 기간 대청호 유역인 충북 옥천과 보은지역 강우량은 각 173㎜, 135.5㎜이다. 작년 장마 때인 7월 19일부터 8월 3일까지 47일간의 강우량(903㎜)의 15∼19%에 불과하다.

대청호 전경. 충청투데이 DB
대청호 전경. 충청투데이 DB

비가 덜 내린 만큼 호수에 유입된 쓰레기양도 작년(3만 3800㎥)의 20분의 1 수준이다.

작년에는 장마와 태풍 '바비'·'마이삭'이 겹치면서 쓰레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됐지만, 올해에는 태풍 소식도 잠잠하다. 대청댐지사는 태풍이 발생하면 대청호에 쓰레기가 다량 유입될 수 있는 만큼 당분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반면 지난 12일 이후 맹위를 떨치는 폭염은 수질 관리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옥천의 수은주는 12일 33.5도를 가리킨 데 이어 13일 34.2도까지 치솟았다. 보은도 이틀 연속 32.7도를 찍었다. 식물성 플랑크톤인 남조류는 수온이 25∼35도일 때 왕성하게 번식하는데, 회남수역에서는 벌써 녹조가 번지기 시작했다.

이 수역의 물 1㎖당 남조류 세포 수는 지난달 21일 434cells, 같은 달 28일 578cells, 이달 5일 640cells로 지속해 늘고 있다.

남조류가 2주 연속 1000cells/㎖를 넘을 경우 '관심 단계'가 발령되는데, 폭염이 이어지면서 이 수준에 근접하는 것이다.

대청댐지사 관계자는 "원인을 찾아봐야겠지만 회남수역은 상류의 물이 가장 먼저 본류 구간에 도달하는 곳이라서 녹조가 일찌감치 생기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립환경과학원 물환경연구소는 이 수역의 1㎖당 남조류 세포 수가 13일부터 1단계(1000cells 이상∼1만cells 미만)에 접어들 것으로 예보했다.

다행히 지난 5일 관측 때 문의수역(청주)과 추동수역(대전)에서는 남조류가 확인되지 않았다.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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