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 중부대 학생성장교양학부 교수

중부대 학생성장교양학부는 학생-학교-지역사회가 더불어 발전할 수 있는 교육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JB지역사랑프로젝트’ 교양 교과목을 새롭게 편성했다. 올해부터 모든 신입생이 필수로 수강해야 하는 강의로, 학생들이 지역사회 문제를 진단하고 창의적인 해결방안을 설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처음에는 신입생들이 '이게 무슨 수업이야?'라며 의문을 가졌지만, 학기가 끝나갈 즈음엔 앞으로도 지역사회에서 활동을 이어나가고 싶다는 소감을 남겼다.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이 마련한, 듣도 보도 못한 참신한 결과물들을 보니 그 말이 진심임을 알 수 있었다.

지역사회에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지속되자 학생들은 자신들의 전공과 취미를 고려하여 스스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비대면 활동 아이디어를 개발했다. 어떤 학생들은 지역의 아이들이 방역 수칙을 잘 지킬 수 있는 교훈이 담긴 그림동화를 제작했고, 또 다른 학생들은 지역문제를 참신하게 전달할 수 있는 인형극을 영상으로 만들었다. 그 외에도 학생들은 각자의 관심 분야에 따라 독특한 활동을 수행하였고 이미지, 영상 등의 결과물을 지역사회 곳곳에 전달했다.

지역사회엔 코로나19로 인한 인력 공백 때문에 안타까운 상황이 많다. 학생들이 전달한 대부분의 결과물은 사람이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인식개선에 도움을 주는 Z세대만의 핫템(핫한 아이템)이었다.

'디지털 원주민'이라 불리는 Z세대 학생들은 온라인에서 지역사회 문제를 빠르고 쉽게 공유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같은 연령대의 청년들과 채팅, 댓글 등 실시간 상호작용으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여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할 말은 꼭 해야 하고 공정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Z세대의 행태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들은 우리도 몰랐던 지역사회 곳곳의 난제들을 발견하고 변화에 대해 끊임없이 갈망한다. 우리는 왜 진작 이런 기회를 만들어주지 못했을까.

이번 학기 ‘JB지역사랑프로젝트’ 수업으로 인연이 된 지역의 주민들은 벌써 다음 만남을 기대하는 눈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가장 큰 도움을 받은 대상은 사실 대학과 학생이기도 하다. 학생들은 지역공동체 안에서 상호 공존하고 대학·지역사회가 호혜적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시도를 하며 책에서 배울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했다.

지역사회에는 문제가 무엇인지조차 정확하지 않은 난제로 가득하다. 프레임에 갇힌 기성세대 전문가보다 신세대 학생들의 새롭고 낯선 시선이 더 요구되는 지금이야말로 지역대학의 존재가치를 증명할 기회다. 전국의 많은 지역대학이 학령인구 감소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 지역사회와 상생을 모색하고 있는데, 중부대 ‘JB지역사랑프로젝트’ 교육사례가 더 나은 지역사회 상생으로의 도약에 작은 연결고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