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옥 청주복지재단 상임이사

우리는 아이가 태어나면 그 아이가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행복하게 살기를 희망한다.

아이는 성인이 되기까지 10여년 동안 학교라는 체제 내에서 다양한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국가는 체계화된 교육기관을 통해 아이들에게 필요한 지식을 제공하고 사회구성원으로서 필요한 훈련을 하고자 한다. 하지만 의도하는 대로 모든 아동들이 이러한 교육체제에 잘 적응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교육체제에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학업에 대한 압박감 외에 또래집단 내에서의 다툼과 폭력, 소외, 차별 등 다양한 문제로 아이들은 고통받고, 이로 인해 삶의 의미를 잃고 방황하거나 스스로 삶을 버리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대한민국 아동·청소년의 행복지수는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 팬더믹을 겪고 있는 요즈음 아동방임과 학대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고, '아동, 청소년의 34%가 '죽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혹은 자주 한다'고 대답하고 있다. 이것은 대한민국 아동의 다수가 현재의 교육체계와 사회환경에서 야기되는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고 불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동이 겪는 어려움은 아동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그를 둘러싼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와 연결되어 나타나는 문제이다. 그래서 아동청소년의 문제는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동의 가정환경의 어려움에서 기인하는 교육적 불평등을 최소화하고, 심리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즐거운 학교 안, 밖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복지정책이 필요하다. 지역사회는 아동청소년 문제에 대한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다양한 사회의 위험과 유혹에 대비하여 사회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

아동청소년의 자살 및 자해 예방체계를 갖추고, 불안이나 우울 등 정신건강 문제를 가진 청소년을 조기 발견하기 위한 상담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또한 지나친 학업경쟁과 일률적인 평가에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과, 정해진 규칙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대안적 교육제도도 도입되어야 한다.

학교폭력의 피해 및 가해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의 도입도 필요하다.

인간발달단계 중 아동청소년 시기는 교육과정을 통해 '나와 남'의 다름과 다양성을 인정하고, 내가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는 기회를 가져야 하는 시기이다. 나의 정체성을 찾고 내가 살아가야 할 인생의 목적을 생각하고 설계하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더불어 아동청소년기에 겪은 사회적 경험은 평생 그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이 시기에 겪은 아픈 경험은 평생 트라우마로 남아 그 사람의 일생을 지배할 수도 있다.

가정과 지역사회, 국가는 대한민국에 태어난 아이들이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여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는 우리의 책임이고 의무이다.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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