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철 한국수자원공사 수도지원본부장

유례없는 폭염과 홍수로 지구촌 곳곳에 재난이 일고 있다.

한쪽에서는 폭염이, 다른 한쪽은 폭우가 발생하며 지구 전체가 난리통이다.

지난해 인도네시아는 홍수로 도심이 수몰됐고, 호주는 대형산불로 30억 마리의 야생동물이 희생됐다.

최근 일본은 100년 만의 폭우가 내렸고, 미국과 캐나다에는 기온이 50도까지 올라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기후변화의 위기는 ‘지속가능성’을 인류의 화두로 만들었다.

심각성을 인지한 세계 195개국은 2015년 파리기후협약을 체결하고 지구 평균기온을 산업화 이전보다 2℃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낮추기로 합의했다.

파리기후에 탈퇴했던 미국도 올해 공식 복귀했으며, EU는 탄소국경세의 법제화를 시도하고 있다.

세계 주요 금융도 탄소배출 사업에 투자를 전면 철회하는 등 ‘탄소중립’은 새로운 시대의 윤리이자 인류가 추구해야 할 보편 가치가 됐다.

탄소중립을 향한 우리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올해 5월 탄소중립위원회를 출범시키며 탄소중립의 선도국으로 나가고 있다.

K-water 역시 공기업 최초로 기후위기 경영과 ESG 경영을 선포하고, 올해 4월 글로벌 RE100에 가입하는 등 기후변화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K-water의 탄소중립을 향한 첫걸음에는 넷제로(Net-Zero) 정수장 실현이 있다.

물의 취수와 공급과정에서 전력에너지의 소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2030년까지 전국 43개 광역상수도 정수장에 넷제로를 실현하겠다는 게 우리의 목표다.

넷제로 정수장의 주요 과제로는 신재생에너지의 적극 활용이 있다.

올해 지방상수도 전국 취·정수장 994개소를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절감, 재생에너지 가능량을 조사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국가차원의 지방상수도 低에너지형 탄소중립 표준 모델을 제시하고 태양광과 수열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높일 예정이다.

노후관을 교체하는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도 주요 과제다.

수돗물 공급과정에서 노후관을 통해 연간 7억t의 물이 땅속으로 스며드는데, 탄소배출량으로 환산하면 17만 4000t이며 이는 자동차 6만여 대가 배출하는 수치와 맞먹는다.

따라서 노후관 개선으로 물샐 틈 없는 탄소중립 실현은 중요하다. K-water는 지난 2017년부터 75개 지방자치단체의 노후관을 개선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유일 첨단 무단수 관내부 탐사장비(Sahara) 도입으로 노후관 교체의 효율을 높였다. 관내부 탐사장비로 수도관의 부식상태와 결함, 누수여부 등을 정확히 진단하여 적정교체 시기를 결정하고 있으며, 지난해 온실가스 1만 4500t을 저감하는 효과를 거둔 바 있다.

탄소중립은 힘들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기후위기 극복과 넷제로를 향한 대장정에서 물관리 혁신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물은 생명을 살리는 자원이자 청정에너지의 동력이며, 탄소중립을 여는 수로가 돼야 한다.

앞으로도 K-water는 대한민국 대표 물관리 전문기업으로서 시대적 책임과 소명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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