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

'어벤져스' 시리즈는 여러 명의 영웅들이 '원팀'을 이뤄 위기에 빠진 지구를 구하는 SF영화다.

서로 다른 괴력을 지닌 영웅들의 화려한 퍼포먼스는 동종의 캐릭터 게임 등 다양한 미디어와 연계돼 젊은 층의 인기를 끌고 있다.

유성구정을 살피다보면 곳곳에서 '어벤져스'를 만날 수 있다. 민선 7기 들어 이분들의 재능을 기부 받아 마을공동체와 자치역량 사업으로 승화시키고자 육아·교육·돌봄사업에 행정지원을 집중하려던 차에 아뿔싸! 코로나19가 터지고 말았다.

'흩어져야 산다'는 코로나19의 엄중한 상황에 집합금지와 대면행사 제한까지 겹쳐 공동체사업은 장기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됐다. 다행히 담당공무원, 뜻있는 주민과 숙의한 끝에 감염병 상황에서도 공동체와 마을자치사업은 지속돼야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가랑도서관 개관과 함께 시도한 소규모 돌봄육아커뮤니티를 비롯해 마을교육공동체 네트워크 강화, 대형축제 대신 치러 큰 호응을 얻은 소규모 마을축제와 버스킹 공연 등은 비상상황 속에서도 끈끈한 공동연대의식을 잃지 않았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마침 예방백신접종이 가속페달을 밟는 시점에 최근 어은동에 유성구 지역공동체지원센터가 문을 열어 많은 분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상 4층 규모로 건립된 지역공동체 지원센터는 누구나 이용 가능한 커뮤니티 공간 등을 갖춘 복합문화시설로 조성됐다. 앞으로 마을활동가 발굴·역량강화사업을 비롯해 공동체 네트워크 구축, 주민주도형 공모사업 등 유성구 공동체 사업의 플랫폼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아직 감염병이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공동체지원센터가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겠는가라는 일부 구민 걱정을 모르는 바 아니다. 사람이 모여야 원활하게 사업이 진행되는데 감염병이 여전한 상황에서 지원센터의 활동범위가 위축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콜레라·스페인 독감 등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창궐했을 때에도 같은 우려가 제기됐으나 도시발전은 멈추지 않았다. 도시화는 방역의료시스템과 주거환경의 개선과 함께 가파르게 진행됐다. 도시는 인프라 효율, 일자리, 교통, 결혼, 교육, 쇼핑, 오락, 문화생활 등의 기회가 개방돼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사람이 모일 수밖에 없는 공간이다.

구 승격 이후 지난 30년간 진행된 유성구의 도시화는 몇가지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모범적이라고 자부한다. 온천과 배밭으로 유명세를 탔던 작은 신혼여행지가 지금은 35만명이 사는 과학문화교육관광도시로 성장했으니 괄목상대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대학과 연구기관이 많은 유성구에는 거주민 중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을뿐더러 구성원 면면을 보면 각계각층의 다재다능한 인재들, '어벤져스'가 차고 넘친다.

이들이 공동체지원센터를 중심으로 팀을 이뤄 진정한 '어벤져스'로 비상하는 날 '다함께 더좋은 유성'은 마침내 꽃을 피우게 될 것이다.

유성구의 영웅들인 '어벤져스'를 '유벤져스'라 명명할 날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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