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대권주자 ‘합종연횡’ 행보 잰걸음
정세균, 이낙연과 회동 가져
정치권 “단일화 첫 단추” 분석
윤석열, 원희룡에 연락… 만남
영입파·당내파 접촉 본격화

▲ 5일 서울 여의도 IFC몰 CGV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대선 출마선언식에서 이 전 대표가 행사장을 찾은 정세균 후보와 출마 영상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내년 대선을 겨냥한 여야 정치권의 움직임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본격적인 대선 정국이 시작되면서 여야 대권 주자들이 회동을 갖으며 합종연횡을 위한 접촉을 본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광재 후보와 단일화를 합의한데 이어 지난 3일에는 이낙연 전 대표와 회동을 가졌다. 이날 회동에서 두 후보는 "두 사람이 정권 재창출에 특별한 책임이 있다는 데 공감했다"며 "민주정부 4기의 탄생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은 정 전 총리와 이 전 대표의 회동이 향후 단일화를 위한 첫 단추 성격으로 분석했다.

대선 초반이지만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질주가 뚜렷한 상황에서 정 전 총리와 이 전 대표 간 단일화 여부는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 구도를 바꿀 수 있는 해법으로 떠오르면서다. 여권 한 관계자는 "이낙연과 정세균 후보의 경우 호남권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두 후보의 회동은 향후 정치 상황에 따라 단일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야권 잠룡들의 합종연횡도 본격화되고 있다. 국민의힘 당밖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당내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전격 회동했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자 등록을 앞두고 '영입파' 대권주자와 '당내파' 대권주자 사이의 합종연횡을 위한 접촉이 본격화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동은 윤 전 총장이 원 지사에게 연락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민의힘의 대권경쟁 구도는 1997년 신한국당과 유사하다.
'영입파'와 '당내파' 대권주자가 할거해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양상이다. '영입파' 대권주자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필두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이 있다.

'당내파' 대권주자로는 국민의힘 홍준표·김태호·하태경 의원과 유승민·안상수 전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황교안 전 대표 등이 있다.
1997년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 때는 '영입파' 이회창·이수성·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박찬종 전 신정당 총재, '당내파' 김덕룡·김윤환·이한동·최형우 의원과 이인제 경기도지사가 할거하고 있었다.

당시 잠룡들은 영입파와 당내파, 대구경북·부산경남과 비(非)영남 등으로 나뉘어 합종연횡을 모색했다. 지금의 국면에서도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영입파' 주자와 '당내파' 주자가 합종연횡을 위한 접촉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는 분석이다.

여야 대권 주자들은 향후 계속해서 당내와 당외 정치인들과의 접점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여야 잠룡들이 한동안 각자 대권 가도를 뛰겠지만 정치는 생물"이라며 "만나서 교감을 가진 것만 해도 그 정치적 의미는 작지 않고 앞으로 잦은 만남을 통해 합종연횡을 모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