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현장] 지역 경제의 뿌리, 중소기업협동조합 탐방 ⑨대전세종충남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
원가계산시스템 전국 첫 도입
지역대학들과 인재양성 협약
물량↓… 판로찾기 ‘동분서주’
온라인 플랫폼 개발도 주력

▲ 박영국 대전세종충남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사진=권혁조 기자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대전은 서울, 대구와 ‘전국 3대 인쇄거리’로 불릴 만큼 인쇄산업이 발달해 왔다. 대전역 일대에서 1500여명 이상의 관련 종사자들이 모여 지역 경제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던 대전세종충남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이사장 박영국)은 1962년 설립된 이래 현재 321개 업체가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영국 이사장과 조합원들은 세계 최고(最古)의 인쇄술을 자랑했던 선조들의 명맥을 계승하며 전통과 현대를 잇는 인쇄산업의 발전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의 주요 활동은.

“한 권의 인쇄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종이와 출력, 인쇄, 제본, 형압, 코팅 등 여러 사업체의 협업을 통해야 한다. 이에 조합은 그동안 전국 입찰을 실시하던 공공기관의 인쇄물 제작을 각 지역에서 수주하도록 앞장서 제작 시간 단축, 품질 향상, 비용 감축을 이뤄냈고 지역 경제의 선순환에도 이바지했다. 또 빠르고 정확하며 공정한 원가계산시스템을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뿐만 아니라 디자인, 인쇄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지역대학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인재양성에도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조합의 인쇄산업 발전을 위한 노력과 뛰어난 업무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우수지원 단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조합 운영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조합원 대부분이 영세업체인만큼 조합원들의 이익 향상과 판로 확대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비상근직 이사장임에도 매일같이 출근해 유관기관들과 여러 사업을 추진하며 조합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중이다. 조합은 비영리단체이므로 깨끗하고 투명한 조합 운영에 힘쓰면서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더불어 잘 사는 지역사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인쇄물량이 급감하면서 조합은 공공기관의 인쇄물 제작 조기 발주를 요청하고, 조합원들의 판로지원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또 사회 전반에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온라인 플랫폼 개발과 스마트 공장을 통한 협업 활성화에도 노력을 다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세종은 수많은 중앙부처와 국책 연구기관이 위치해 인쇄물량이 연간 1조원에 이르지만 대부분의 사업을 수도권 인쇄업체가 독차지해 영세한 지역 업체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지역 경제까지 악순환에 빠져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 조례의 제정이 시급하지만 여전히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또 원자재 가격 등에 대한 산출근거가 없다며 2004년 폐지된 단가표를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개별 업체들에게 요구하는 게 빈번한 실정으로 공공기관이 업체들의 ‘출혈경쟁’까지 유도하는 모습이다. 조합을 통한 합리적인 납품(원가) 계산서가 발행돼야 인쇄산업의 쇠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조합추천 수의계약과 소기업 공동사업 우선구매제도 등 영세 업체들의 판로지원을 위한 관계법령이 마련돼 있는데도 공공기관의 인식 미흡, 정보 부족으로 제도 활용이 미흡한 실정이다. 마지막으로 ‘지역의 일꾼’을 자처하는 선거에서까지 전국 최대 규모·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지역 인쇄업체를 외면하고 수도권에서 관련 책자를 제작하는 게 십 수년 넘게 반복되고 있는데,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관계 기관 등의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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