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목 따라 유불리 바뀌는데 평가원 침묵…
6월 모평서 국어·수학과목 만점자 표준점수 최대 5점 차이
평가원, 표준점수 원인 세부정보 안밝혀… 정보 공개 요구 빗발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교육당국에서 지난달 3일 치러진 모의평가 국어·수학의 선택과목 가점 산정에 관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같은 원점수를 받고도 표준점수에서 편차가 발생하는 등 올해 대입을 앞두고 활용할 수 있는 공인된 자료가 없어 수험생의 혼란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1일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지난달 3일 시행된 6월 모평 점수를 분석한 결과 국어와 수학 과목에서 만점자의 표준점수가 선택과목에 따라 최대 5점까지 벌어졌다.

국어에서 ‘언어와매체’를 선택과목으로 응시한 만점자의 표준점수는 146점인 반면, ‘화법과작문’은 141점으로 확인됐다.

▲ 지난 6월 대입 수능모의평가 [연합뉴스 자료사진]
▲ 대입 수능모의평가 [연합뉴스 자료사진]

수학의 경우 같은 원점수 100점인데도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수험생은 142점, ‘기하’는 145점, ‘미적분‘은 146점의 표준점수를 받았다. 즉 같은 과목의 같은 원점수라도 어떤 선택과목을 골랐느냐에 따라 실제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편차가 발생하는 이유는 선택과목별 점수 보정 때문이다.

올해부터 ‘공통과목(75점) +선택과목(25점)’으로 시행되는 국어와 수학 과목은 난이도에 따라 특정 선택과목에 가점이 부여된다. 특정 선택과목 응시 집단이 다른 선택과목 응시 집단보다 공통과목 평균 점수가 높으면 그만큼 표준점수 상향 보정을 받는 구조다.

문제는 이같은 점수 보정이 정확히 어떤 수치에 근거해 이뤄졌는지,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평가원은 지난달 29일 6월 모평 채점 결과를 발표하면서 영역·과목별 등급과 표준점수, 도수분포만 공개했을 뿐 가점 산출에 필요한 선택과목별 공통과목 평균 원점수와 선택과목 평균 원점수 등은 제공하지 않았다.

표준점수에 영향을 미치는 세부 정보를 밝히지 않은 것인데 이는 수험생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선택과목 간 유·불리가 나타나고 있어 수험생 입장에선 선택과목을 변경할지 전략을 세워야 하는데 공인된 정보가 없어 결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수험생들의 혼란을 해소할 수 있도록 교육당국이 선택과목 가점 산정 근거 등 입시 전략에 유용한 실질적인 정보를 분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전 A고등학교 교사는 “화법과작문에서 언어와매체로 선택과목을 바꾸고 싶다는 학생들에게 ‘공통과목에 집중하라’는 원론적인 말밖에 못하고 있다”며 “구조적으로 선택과목 유·불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면 수험생이 스스로 대처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충분한 자료 제공과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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