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완석 대전예술포럼 대표·연극평론가

세계 도시 브랜드의 가치를 기준해 세계도시를 평가하는 유일한 연구기관인 안홀트연구소는 매년 뉴욕타임지나 세계유수의 유명 매거진을 통해 도시의 순위를 선정 발표한다. 현재 안홀트연구소가 도시브랜드의 결정적 순위를 평가하는 요소는 △존재감·국제적인 인지도와 문화적 위상 △장소·물리적 경관과 환경 이미지 △잠재력·문화, 경제, 교육의 기회 △생동감·생활 문화의 가치, 도시 방문시 매력 등이다. 따라서 세계의 정치권은 이 여섯가지를 기본으로 정치적인 방향성과 구현성을 기초한다.

대게 선진국일수록 문화의 가치를 높이는 정책을 펼치고 후진국에서는 문화보다는 경제논리에 빠져 있다. 현재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문화적 가치를 중요시 여겨 베이징 올림픽 이후 공연예술의 혁신적인 변화를 쟁점화해 북경 ‘금면왕조’, 상해 ‘송성가무쑈’ 등 지역을 대표하는 도시브랜드로서의 문화적 생산성 가치를 드높히고 있다. 현재 2022년 세계지방정부연합총회(UCLG)개최를 앞두고 있는 우리가 사는 대전의 도시는 어떠한가? 안홀트연구소에서 정한 세계도시 순위와 또 그들이 말하는 겉모습이 아닌 알갱이를 정확하게 진단할 때 우리 대전이라는 도시문화의 브랜드 가치는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우리의 경우 자칭 자위하는 겉모습이 아닌 알갱이로써의 대전 문화는 구호만 있고 전략적인 방안이 없으며 목표설정은 있지만 결과물이 전무한 실정이라고 보아도 결코 무리가 아닐 것이다. 이제 우리도 세계 40여 개국 1000여 도시의 수장들이 모이는 UCLG를 기회로 삼아 세계도시 순위에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도전적 열정과 계책이 필요할 때라고 본다.

혁신적인 도시 문화재생을 위해 대전을 상징할 수 있는 예술작품 선정·제작을 제안해 보면 무용으로 정은혜 교수의 작품 ‘대전십무’가 있다. 또 서구민들 1200여 명이 뜻을 모아 망이망소이 역사 재현극을 갑천 수면 위에서 펼쳤던 ‘수상뮤지컬 갑천’이 있다. ‘대전십무’의 경우 그해 대한민국 안무가상과 대통령상을 수상한 수작이고 ‘수상뮤지컬 갑천’ 역시 연출자인 필자가 대한민국 예총 예술대상과 함께 자랑스런 대한민국 연극인상을 수상한 바가 있는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공연 당시 많은 사람들이 대전의 명품 공연작으로 도시 브랜드화 하길 기대했었던 작품이지만 통례적인 억지 현상으로 모두가 소멸되고 말았다. 다행히도 ‘대전십무’의 경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도시 문화재생의 기회로 브랜드화하면 좋겠다는 평가를 받아 일부 예산을 지원했다. 또 정은혜 교수의 부단한 노력으로 지금껏 작품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예술정책 시안에는 나름의 문제를 말할 수도 있겠지만 대전의 역사와 상징 그리고 문화도시적 이미지를 ‘대전십무’만큼 잘 표현해낸 작품이 또 어디 있던가! 결론적으로 ‘대전십무’만이라도 대전의 브랜드 문화콘텐츠 작품으로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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