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전 세계의 열광 속에 스타워즈 시리즈가 지난해 8월 막을 내렸다. 스타워즈는 1977년 첫 개봉 이후 42년의 세월 동안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

스타워즈의 성공 비결은 영화에 대한 대중들의 공감과 체감에 있다.

강자에 굴하지 않고 맞서 싸우는 저항군, 고난을 극복하며 성장한 주인공의 이야기는 당시 오일쇼크 등으로 실의에 빠져 있던 미국인들에게 큰 희망과 즐거움을 줬다.

또한 우주전쟁과 광선검을 시각화하며 체감을 높인 것도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스타워즈의 성공은 그린뉴딜이 가야 할 방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린뉴딜은 블록버스터급 패러다임이다.

그린뉴딜로의 전환을 성공하려면 스타워즈 못지않은 국민의 공감과 체감이 요구된다.

국민 마음을 유혹하지 못한 거대한 전환은 거친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도시 골목길 물순환 개선사업을 예를 들자.

그간 도시 물순환 사업은 침수피해 저감을 목표로 저류조 등의 건설을 목표로 추진해 왔다.

하지만 악취와 해충 발생 등 역기능이 발생함에 따라 지역주민들과 갈등을 유발하는 사업으로 주홍글씨가 새겨졌다.

새롭게 추진하는 골목길 물순환 개선사업은 다르다.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을 물순환 해석기법과 연계한 최첨단 사업이다.

도시 모세혈관인 골목길의 물순환 능력을 키우고, 이를 통해 도시 전체의 물 흐름을 개선하는 게 목적이다.

여기에 분산된 녹지공간 확충을 통한 경관개선과 미세먼지 저감, 도시 열섬현상 완화의 효과도 있어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도시 골목길 물순환 사업이 훌륭하다 해도 공감과 체감이 없다면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

기존의 도시 물순환 사업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이 이미 지역민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어 사업 전반의 동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국민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개별 사업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때 그린뉴딜호는 순항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성황리에 종료된 P4G 서울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서울선언문을 발표하고 녹색실천의 시작을 약속했으며, 이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훌륭한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가 돼야 한다.

국민적 공감과 체감을 높여 대한민국이 그린뉴딜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성공적으로 개척하는 선도국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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