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와 국회사무처가 어제 2024년까지 대전 도안호수공원 일원에 '국회 통합디지털센터'를 조성키로 하는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국회 통합디지털센터는 도안 갑천친수구역 생태호수공원 내 3만 2000㎡ 부지에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조성된다. 이 시설에는 국회 정보자원 데이터센터, 책 없는 디지털 도서관, 디지털 체험·전시관, 시민 의정 연수 시설을 비롯한 복합 문화센터 등이 설치된다. 국회 세종의사당이 세종시에 마련될 예정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인접한 도안호수공원에 관련 센터가 들어서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며,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선거철 마다 수많은 정치인들이 다양한 공약을 내놓고 지지를 호소한다. 당선이 된다면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철석처럼 말하지만, 선거 후 공약(公約)은 그야말로 공약(空約)으로 끝나는 것을 수 없이 목격해 왔다. 지난해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도 각 당 후보들은 공약을 쏟아냈다. 이 가운데 당시 대전 서구갑 국회의원 후보였던 박병석 국회의장이 지역구민에게 보낸 선거 홍보물에 실린 공약 중의 하나가 이번 국회 통합디지털센터 조성 업무협약과 맞물려 새삼 기억된다.

당시 국회 5선 국회의원이었던 박 의장은 '국회도서관 분관 대전에 유치하겠습니다'라는 공약을 내걸었다. 박 의장은 6선에 당선되면 유력한 국회의장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점과 이를 발판으로 국회도서관 분관을 대전에 만들겠다는 약속이었다. 우연과 필연을 떠나 박 의장은 국회의장이 됐고, 명칭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국회 통합디지털센터의 조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총선을 통해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국민들과 했던 약속들은 인터넷 검색 한 번이면 확인할 수 있다. 의원들도 스스로 한 약속이 기억이 안 난다면 확인을 해볼 일이다. 식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公約이 空約으로 끝나지 않도록 의원 스스로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어렵게 국회 통합디지털센터를 유치한 만큼 계획대로 들어설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준비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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